Life in Calgary

매니토바 면허증에는 없지만 알버타 면허증에는 있는 것

­­­ ­ 2019. 1. 11. 15:37


그것은 바로바로 몸무게!! 뜨든....!! 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달 전에 매니토바 면허증을 알버타 면허증으로 교환했는데요.


차도 없는 뚜벅이지만 굳이 면허증 교환을 한 이유는 거주지 주소가 찍힌 ID카드가 있어야 생활이 편하니까요 후후


아무튼 매니토바 면허증에 적히는 신상정보에는 눈동자색, 성별, 이렇게 세 가지가 전부예요.

성인이 된 이후에는 시간이 지나도 거의 변하지 않는 것들이죠.

갈색 눈동자가 몇 년 지난다고 해서 푸른 눈동자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요.

성인이 되고 나서 키가 드라마틱하게 자라지 않는 것처럼요.


근데 알버타 면허증에는 성별, 눈동자색, 머리카락색, , 몸무게 이렇게 다섯 가지의 신상정보가 적혀나와요.

머리카락은 염색하기도 쉽고, 몸무게 역시 변하기 쉬운데(응?) 이런 가변적인 정보를 면허증에 왜 찍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면허증을 교환하러 갔을 때, 제가 만났던 창구의 직원은 저에게 몸무게를 물어보지 않았어요.

교환신청이 끝난 뒤 TJ와 함께 나오는데, "근데 직원이 몸무게 물어보던데요??" 하고 TJ가 의아해했어요.

"엥?! 난 안 물어보던데요?? 뭐지???? 몸무게를 왜 물어봤대요?? ㅋㅋㅋㅋ" 하고 막 어이없어하며

원래 신청서류에는 써야하는건데 나를 담당한 직원분이 대충 일처리를 한건가 싶었어요.

실제로 저를 담당했던 그 직원은 일을 잘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제가 살면서 가본 적도 없는 노바스코샤에서 면허증을 발급받았었다고 저랑 10분 이상 힘 빠지는 실랑이를 했더랬죠....


너 지금 나한테 진실을 말하고 있는거 맞니?? 너 노바스코샤에서 면허증 발급 이력이 있는데??

아니.. 난 거길 가본 적이 없대도.. 그 쪽으로는 공항 경유도 안 해봤다. 아예 가본 적이 없다고 ㅡㅡ

근데 면허증은 어떻게 발급 받은거야?? 면허증 발급 됐던 이력이 시스템에 있는데??

거길 간 적도 없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여태 내 인생에 캐나다 면허증이라고는 매니토바 면허증밖에 없었어

근데 노바스코샤 면허증은 뭐야?? 간 적도 없다면서 이 면허증은 뭐야??

아니!! 그거 나 아니라니까?? 거길 간 적도 없고 그런 면허증 가진 적도 없다는데 왜 자꾸 노바스코샤 얘기야??

후.... 네가 노바스코샤 면허증을 받은 적이 있다고 시스템에 나오니까 내가 묻는거잖아


진짜 환장하는 줄 ㅋㅋㅋㅋ 대화가 끊임없이 도돌이표였어요

근데 알고보니 동명이인이었음....

우리가 자꾸 싸우니까 옆창구 직원이 무슨 일인가 하고 와서 서류 보더니 1초만에 "너 뭐하냐?? 그거 동명이인이잖아 ㅡㅡ"

하고 한소리 하고 갔어요. 너무 큰 소리로 짜증내고 가는 바람에 동료에게 public shame 시전 ㅋㅋ

저는 감사했습니다!! 이 의미없는 대화를 끝내주어서요 ㅋㅋ

그리고 나서는 '이렇게나 일 못하는 사람도 공공기관에 취직을 하는데....' 하고 현타가 왔음 ㅠㅠ


아무튼 면허증 받아보니까 몸무게도 면허증에 찍혀 나오는거였어요....

내 면허증을 신청해준 직원은 내게 몸무게를 묻지 않고 아마도 추측해서(?) 그냥 마음대로 적어버린 거였음 ㅋㅋㅋㅋ

자기가 실수해놓고 나를 추궁한 게 미안해서였는지 고맙게도 제 실제 몸무게보다 적게 찍어주어

항의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D

TJ는 본인이 직원에게 알려준 몸무게보다 +2kg이 되어서 면허증에 나왔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이 녀석 2kg쯤 깎아서 나한테 말한게 분명하군.. 내가 2kg 더 높여서 써놔야겠어' 이런 걸까요....

어차피 불러주는대로 안 써주고 마음대로 적을거면 뭐하러 물어본걸까요 ㅎㅎ


몸무게나 키 같은 건 측정하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얼마냐고 물어봅니다.


아, 눈동자색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한국인들은 거의 brown 계열로 대답하면 돼요.

검정색처럼 보이는 좀 짙은 색이면 dark brown, 옅은 갈색이면 light brown 하시면 될 듯요.

그냥 black이라고만 하지 않으시면 될 거예요.

검정색은 동공의 그 검정색깔을 말하는거라서, 검정 눈동자라는 것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 글을 다 쓰고나서 문득 생각이 났는데, 그 직원이 저에 대해 의심을 품게된 계기를 알 것 같아요 ㅋㅋㅋㅋ

저한테 알버타 면허증 발급한 적 있냐고 물어서, 당연히 없다고 했죠. 실제로 없으니까!!

예전에 캘거리 살 적엔 아예 세계 어느 나라 면허증도 없었으니까.

캘거리에서 지낸 뒤 한국으로 귀국하고 한국면허증을 딴 거였거든요. 그걸 매니토바에서 처음 교환한거고요.

근데 그 직원이 "너 알버타 면허증 받은 적 없다고?? 그럼 403-XXX-XXXX 이 휴대폰 번호는 뭐야?? 네 거 아냐??"

하고 물었는데, 그 번호는 제가 예전에 쓰던 캘거리 휴대폰 번호였어요.

그건 내 옛날 번호 맞아 내가 예전에 쓰던 캘거리 휴대폰 번호야 라고 했는데 그 때부터 뭔가 나를 의심을 한 거 같음 ㅋㅋㅋㅋ

얘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있는 걸지도 몰라.. 알버타 면허증 받은 적 없다면서 여권정보도 휴대폰정보도 우리 시스템에 있는데??

노바스코샤도 면허증 받아놓고 나한테 구라치는걸지도 몰라. 이 외국인 사기꾼 내가 추궁해서 진실을 밝혀내보이겠어(?)

이렇게 생각한 거일지도....

그 여권정보와 휴대폰 번호 등록은 ㅋㅋ 알버타주 면허증이 아니라!! 거주증을 신청할 때 등록한 정보입니다....

면허증과 거주증과 헬스케어를 모두 같은 기관에서 등록하게 만들어놓고

없는 면허를 나보고 어쩌란건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