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th] 캐나다에서 슈퍼바이저의 애정을 받다(?)
제가 일하는 카페에는 한 명의 슈퍼바이저가 있어요.
이 슈퍼바이저만 나이가 40대이고,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17~28살로 어린 편이에요.
그래서 카페 내에서 슈퍼바이저의 seniority 입김은 쩔음.
나이로도 근무짬으로도 이길 자가 없음. 사장보다 더 일을 잘 함 ㅋㅋㅋㅋ
모두가 어려워하는 슈퍼바이저예요. 거구의 아들만 무려 넷인, 작고 단단하고 예쁘게 생긴 울트라 짱짱 아줌마임.
근데 그 슈퍼바이저가 저를 예뻐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최근 몇 달간 저한테 계속 선물을 줘서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처음은 양말 한 켤레로 시작을 했더랬죠....
같이 근무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아 맞다!! 너 양말 신니?? 양말 줄까??" 하더니
핸드백에서 양말 한 켤레를 주섬주섬 꺼내서 나한테 줌 ㅋㅋ
처음에는 당황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아니 저게 도대체 무슨 질문이지?? 양말을 신냐고 묻다니.... 그럼 양말을 안 신는 사람도 있나??
근데 내 양말이 마음이 안 드나?? 왜 갑자기 나한테 양말을 주지??
내 양말이 더러워보였나?? 아니면 양말 하나 못 살 것 같이 가난해 보이는건가..
그래도 챙겨주는거라 별 말 않고 고맙게 받았어요. 뜬금포 선물이네.. 하면서요 ㅋㅋ
그 이후로 2~3주에 한 번씩 계속 뭔가를 줘요 저한테 ㅋㅋㅋㅋ
"너 머리 묶니?? 머리끈 가질래??" 하면서 전화선 머리끈 세 개도 줬고요.
"너 립밤 바르니?? 립밤 줄게" 하면서 니베아 블루베리 립밤도 줬고요.
"너 데오드란트 쓰니?? 이거 줄게" 하면서 도브 데오드란트도 줌 ㅋㅋ
1년 반 전에 사놓고 두 번인가 써본 데오드란트가 아직 집에 있지만....
너무 들떠서 내가 출근하자마자 따라와서 주는데 안 쓴다고 하기 뭣해서 고맙게 받아왔어요 ㅋㅋ
또 어느날은 "너 팔찌 하니?? 팔찌 줄까?? 하면서 팔의 절반을 감는 길이의 삐까뻔쩍한 팔찌도 주었고요.
"혹시 TJ 면도 하니?? 면도기 줄까??" 하면서 TJ 선물도 챙겨줌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 글을 쓰고있는 오늘도 선물을 받았습니다 ㅋㅋ
출근하자마자 클락인 하고 슈퍼바이저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제 바로 앞으로 다가와서는 "너 혹시 귀 뚫었니??" 라고 묻길래
"응 10년 전에 뚫었어, 대학교 들어가자 마자 뚫음 ㅋㅋ" 하고 말해주었는데,
"그렇구나!! 근데 난 왜 니가 귀고리를 하고 있는 걸 한 번도 못 본 것 같지?? 아무튼 니 팁컵에 귀고리 넣어뒀어"
라고 웃으며 말함 ㅋㅋㅋㅋ 선 선물 후 질문 ㅋㅋㅋㅋ
귀를 뚫었는지 안 뚫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귀고리를 사줘보자 하고 제가 출근하기 전에 이미 제게 선물함 ㅎㅎ
여태 받은 선물들은 모두 상품택이 달려있는 새 상품들이고요, 모두 폴로파크의 X딘에서 구입했대요.
아무튼 슈퍼바이저의 관심을 받고 있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나에게만 그것도 생활용품을 자꾸 주어서 그 이유가 궁금하면서도,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해서 미안하면서 선물 받은 것들은 모두 잘 쓰고 있어요. 데오드란트만 빼고요 :)
고마운 슈퍼바이저예요.
오늘 받은 반짝이는 귀고리들(서로 다른 세 쌍)은
제가 그 자리에서 바로 한 쌍을 꺼내어 착용해서 아주 마음에 든다는 걸 몸소 보여주었고
오늘 집에 올 때까지 계속 끼고 있었어요.
평소에 귀고리를 잘 안 하는지라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넘길 때마다 귀고리에 걸려서 귀 째지는 줄 알았지만..
선물 받은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