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면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언어

중국에서 학교를 다닐 적에 

학교 측에서 호텔 건물 하나를 외국인 전용 기숙사로 바꾸어 무료로 지내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주었었는데, 

그 당시 저희 기숙사에는 총 네 명의 미국인이 있었어요. 

네 명 모두 영문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전공 강의를 했었어요. 

저는 그 중 두 명과 많이 친했는데, 둘 중 한 명은 미국으로 돌아와서 살고 있고요. 

나머지 한 명은 계속 중국에 남아 지내다, 미국으로 돌아와서 지내다가, 최근에는 다시 중국에서 지내고 있다고 해요. 

이 친구는 중국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중국어 공부를 좋아했고, 저랑 놀 때도 영어보다 중국어로 대화를 더 많이 했었어요. 

바둑을 좋아해서 중국에서 바둑대회도 참가하고 지역 신문에 기사가 나기도 했던 친구예요. 

제가 처음 위니펙에 왔을 때 한 1~2년 정도는 가끔 소식을 주고받다가 그 이후로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었는데, 

최근에 연락이 와서 안부를 물었더니 지금은 다시 중국에서 살고있다고 하더라고요. 

중국에서 지내는 게 정말 좋다고 해요. 

처음 이 친구를 만나서 중국에서 같이 놀 땐 이 친구의 중국어 실력이 엄청 뛰어나진 않았었어요. 

저는 졸업장을 받은 뒤 곧장 캐나다로 오게 되었고, 이 친구는 계속 중국에 남아서 더 오래도록 지냈고요. 

그리고 최근에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친구의 중국어 실력이 ㅎㄷㄷ합니당 ;; 

저는 공부했던 단어들을 다 잊어버려서 쉬운 문장으로만 말을 하고 ㅠㅠ 이 친구는 어휘력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있었어요. 

캐나다에 오고나서 중국어와의 접점이 거의 사라진 저와 달리, 

이 친구는 혼자 중국에 남아 (나머지 미국인 친구 셋은 모두 중국을 떠남)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테고 

또 생활 속에서 중국어에 늘 노출되는 환경이니까 

그 친구의 중국어는 매일매일 성장했을 거예요. 

저는 매일매일 퇴보를 했을테니 지금 느끼는 이 친구와의 실력 차이는 더 크게 와닿을테고요. 

그래도 쓰는 문장들이 너무 고급지고 자연스럽고 그래서 사실 조금 놀라고 배아팠듬 ㅠㅠ 

처음 만났을 때 이 친구는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지 2~3년 정도 밖에 안된 새내기였어서 

중국어를 잘 못 해서 내가 대신 말해주고 그랬던 코흘리개 시절이 있었는데 ㅠㅠ 

새삼 많은 시간이 흐른 게 느껴지네요. 

자극을 받아 저도 다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요!! 

캘거리에 온 뒤로부터 계속 중국어 복습과 일본어 한자 공부, 그리고 프랑스어 공부를 병행하고 있었어요. 

최근에 한 2주 정도 게을러서 안 하고 넘어가는 날도 좀 있었는데, 

다시 정신줄을 잡고 열심히 공부를 해서 

이 친구도 놀라게끔 해줄 거예요!! 

나만 놀랄 순 없지!! 너도 한번 깜짝 놀라봐랏 와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