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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다 다른 회사, 발신자 이름이지만 이메일의 제목은 신기하게도 항상 제 이름 이게 끝이에요 모두들 ㅋㅋ


이메일을 열어보면 내용이 다 너무나도 똑같기 그지없음 ㅋㅋㅋㅋ

다른 회사명, 다른 발신자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은 거의 복붙수준이에요 ㅋㅋ






안녕?? 나는 탄탄한 회사의 인사과 직원인 삘랄루 삘라드블라 라고해!! 

웬 잡보드에서 네가 우리 회사의 이 포지션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떠서 연락을 해봤어!!


우리 회사는 어쩌구저쩌구에서 알 수 있겠지만 유서깊은 회사고, 이렇게나 굉장한 사업을 하고 있는 탄탄한 회사야


우리 회사의 직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고용혜택이 있어

- 이런 혜택

- 저런 혜택

- 그런 혜택


그리고 우리가 너에게 요구하는 능력은

- 별거아닌 능력 1

- 별거아닌 능력 2

- 별거아닌 능력 3


이 정도야.


만약 네가 우리 회사와 이 포지션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싶다면, 네 이력서를 우리에게 이메일로 보내주면, 담당직원이 48~72시간 이내로 너에게 연락을 줄거야.


삘랄루 삘라드블라 보냄





이 사기 이메일들의 특징은

이메일 주소가 실제 해당 회사에서 사용하는 도메인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삘랄루.삘라드블라@탄탄한회사.com


이메일 주소가 이런식인데,

실제 회사 직원들의 이메일 주소 역시 저렇게 @탄탄한회사.com 으로 끝나요.




사실 이딴 이메일들이 사기인 것은 처음부터 알고있었음.

왜냐하면 나는 그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한 적도, 내 정보를 올린 적도 없거든 ㅋㅋㅋㅋ




"너의 이력서를 봤는데 우리가 채우려하는 포지션에 적임자라고 생각했어" 라는 시작

"네 이력서를 이메일로 보내주겠니" 라는 끝맺음이 한 이메일에 들어있던 적도 있어요 ㅋㅋㅋㅋ


이미 내 이력서를 봤다면서?? 그럼 그냥 다운받지 뭐하러 나한테 다시 보내달라그래?? 근데 나 거기 이력서 올린 적 없ㅋ음ㅋ




TJ 역시 비슷한 이메일을 받았어요.


제법 큰 규모의 어느 회사에서 사용하는 실제 도메인 이메일주소로 HR팀이라며 이메일이 옴.

이런 포지션을 뽑고있는데 우린 너에게 관심이 있어. 네 이력서를 우리에게 이메일로 보내줘~


사실 보통 이런 이메일에 낚이는 경우는 "답장하기"를 눌러서 본인의 이력서를 보내는 경우인 것 같아요.

그러면 알 수 없는 이 신원미상의 사람에게 내 휴대폰번호, 집주소 등 이력서에 적힌 개인정보가 새어나감.


TJ는 회사의 홈페이지로 직접 들어가서 거기 적혀있는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어요.

물론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이메일 주소와 발신자의 이메일 주소는 서로 달랐지만

@ 이후의 도메인 이메일 주소는 정확히 같았어요.


"안녕?? 난 TJ라고 해. 너네 회사의 인사과 소속이라는 XX XXXX라는 사람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어.

그 사람의 이메일 주소는 XX.XXXX@너네회사.com 이야.

너네 회사의 OOOOO 포지션에서 현재 구인중이라고 내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하는데, ㅇㄱㄹㅇ임??"


그리고 다음날 답장을 받았어요.

"안녕?? 연락을 주어서 정말 고마워.

우리 회사 직원 중에는 XX XXXX라는 사람이 없어. OOOOO 포지션도 구인중이 아니야.

그 사람이 썼다는 이메일 주소는 우리 회사의 도메인 이메일 주소가 맞는데, 어떻게 그 사람이 그 이메일 주소를 갖게된건지 모르겠어.

네가 받은 이메일은 우리 회사 직원을 사칭하는 사기이고, 우리 회사 입장에선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했어.

우리의 법무팀이 조만간 그 사람을 고소할 예정인데, 사기 증거와 관련해서 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회사에서도 가짜 이메일 주소의 출처를 모른다함.


과거 직원이었거나, 해킹을 통해 얻어냈거나 둘 중 하나겠죠.

후자의 가능성이 높겠지만.


아무튼 전혀 뜬금없이 이메일로 "먼저" 연락이 와서 난 HR팀 누구누구다 하며 내 이름을 불러재끼는 녀석들은

99% 사기라고 보시면 될 듯요.


만약 이력서를 잡보드에 직접 올려두었다면 그 땐 얘기가 달라지겠죠.

예를 들어 인디드에 내 이력서를 올려두었고, 관심 분야 직종을 설정해두었다면

인디드에서 직원을 찾으려는 고용주들이 연락을 할 지도 모르겠네요.


저와 TJ의 경우는 잡보드 웹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들이 사기를 치는구나 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어요.


대부분 회사들은 구인 공고글 하나만 올려두어도 알아서 이력서가 수십 수백장씩 들어올텐데

굳이 저렇게 개인들에게, 수신인 이름도 일일이 다 바꿔가며 이메일을 하나씩 보낼 여유가 없을 거라 생각해요.

단체 이메일이 아님!!

이메일의 제목도 내 이름이고, 이메일 속의 시작 부분도 내 이름만 적혀있으니까요.

나 한 명에게만 보내는 이메일인데, 어느 회사가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딴 짓을 하겠음 ㅋㅋㅋㅋ


그냥 "네 휴대폰 번호를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터들에게 팔아넘기고싶은데, 휴대폰 번호 좀 알려주겠니??" 라는 말을

거지같은 방법으로 머리 굴려서 하는 것 뿐임.

이 녀석들보다 내 머리가 더 좋아서 속지 않을 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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