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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를 하나 살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어요.
작년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땐
집에서 책상에 앉을 일이 별로 많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남는 식탁 의자를 갖다두고 가끔 책상에 앉곤 했는데
이건 뭐.. 재택근무가 되면서 하루에 최소 7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있어야하게 되었거든요
그러고보니 벌써 반년째....!!
그래서 딱딱한 나무 식탁의자보다 좀 더 편안한 의자를 사야겠다 생각하고
메쉬의자를 좋아하는 엄마의 추천을 받아 한 달쯤 전부터 메쉬의자를 알아보고 있었어요.
근데 사실 한번 앉아보고 사고싶었는데 여기 있는 가구점들은 가봐도 메쉬 의자 자체가 거의 없....
가구점들이 거의 돈 되는(?) 소파 + 침대 + 식탁 뭐 이런 류의 가구들이 대부분이고
오피스용 혹은 학생용 가구들은 많이 보이지가 않았어요.
오늘은 아침 시간이 좀 느긋했던지라
일찍 집을 출발해서 Mark's에 가서 TJ의 신발 하나를 사고,
Mark's 바로 옆에 맥도날드가 있어서 오랜만에 맥도날드에 가서 그리웠던 빅맥세트를 먹고
(푸틴은 코스트코 푸틴이 진리입니당.. 맥날 푸틴은 비추비추)
맥도날드 바로 옆에 있는 아이키아에 가서 혹시 뭐 살만한 메쉬의자가 있는가 봅시다~ 하고 갔더니
입구 밖으로 대기 줄이 ㄹ 모양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미친 대기 인원....
에라이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다~ 아이키아는 포기하고 그냥 장이나 보러 갑시다~ 하고
아이키아 옆에 있는 코스트코를 갔어요.
마침 또 목적지들이 죄다 옹기종기 모여있었어요 ㅋㅋ
저희는 평소에는 체스터미어 쪽에 있는 이스트 힐즈 코스트코를 가는데요.
오늘은 프린터 잉크 충전 때문에 거길 갈 수 없었어요.
집 근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코스트코는 잉크 충전은 가능하지만 주유소가 없어서 기름을 못 넣고요.
저희가 늘 가는 코스트코는 주유소는 있지만 잉크 충전이 안 되는 곳이라 갈 수가 없었고요.
그래서 아예 주유소도 있고 잉크 충전도 가능한 아이키아 근처의 코스트코를 갔더니
뭐가 이리 복잡하고 내부 진열도 엉망진창인지 이런 낡은 코스트코는 또 처음.... 무슨 시장에 온 줄.... ㅎㅎ
복작복작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카트를 끌고다니며 TJ의 초코 케이크를 사러 베이커리 코너를 가는데
스쳐지나가던 다른 어떤 손님의 카트에 커다란 박스가 담겨있길래 저도 모르게 눈길이 갔는데요.
상자 겉면에 "메쉬 의자" 라고 적혀있고 커다란 메쉬 의자 그림이 있더라고요.
여기에 메쉬 의자를 파나본데?? 하고 의자를 찾으러 다니는 동안
이 의자를 담고 제 옆을 지나가는 총 3개의 카트를 지나쳤어요 ㅋㅋㅋㅋ
오늘 다들 의자 사는 날인건가 ㅋㅋ
한참을 헤매다 드디어 의자를 찾았는데
이미 다른 커플이 제가 찾던 그 메쉬 의자의 디피된 제품 앉아보고 있길래 잠시 물러서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한참을 앉아보더니 좋네~ 하나 사가자~ 하고 또 카트에 담아가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 여기 하고 많은 의자들 중에 다른 의자는 아무도 안 사가고 왜 하필 이 의자만 다들 계속 사가는거??
혹시 이 의자가 한동안 품절이다가 오늘 갑자기 재입고 된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어쨌든 그 커플이 의자 하나를 담아서 떠난 뒤에 저도 디피 의자에 앉아보았는데
사실은 큰 기대 없이 앉았는데 생각보다 나쁘지않았어요.
편하기도 하고, 가격도 제가 온라인으로 사려고 생각하던 가격의 절반 정도 가격이었어서
오 이걸 사야겠다~
나혼자만 사는거였으면 조금 망설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짧은 시간에 내 앞으로 4명이 사간걸 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의자일지도~ 하는 생각으로
저도 하나 사왔어요.
집에 와서 TJ가 의자 조립을 해주었고요.
앉아보니까 편해요 히히-
팔걸이 높이 조절되는 거 너무 좋아요.
팔걸이 높이를 최대로 올려놓으면
뒤로 기대었을 때 팔을 올려두어도 팔걸이 높이가 충분히 높아서 어깨가 앞으로 굽어말려들어갈 필요가 없어요.
메쉬 의자가 뭔지 몰랐는데 엄마가 여름에 앉아있으면 더우니까 바람 통하는 메쉬 의자를 사라고 하셔서 샀는데 잘 산 거 같아요.
만약 제가 의자를 하나 살거라고 소문내고 다니지 않고 그냥 혼자서 조용히 샀으면
아마 되도않는 피씨방 의자 같은 걸 사와서 여름에 의자 가죽에 붙은 등에 땀 뻘뻘 흘리면서 일했을 듯 ㅎㅎ
프린터 잉크 충전을 하러 남의 동네 코스트코에 갔다가 메쉬 의자를 사온 이야기였습니다 ㅎㅎ
그리고 오늘 갔던 코스트코는
아마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잉크 충전이 가능하면서도 주유소가 있는 코스트코가 캘거리 안에 여기 말고 한 군데가 더 있는데
다음번에는 거기를 가보려고요.
집에서 좀 더 멀긴 해도, 장보기에 훨씬 더 쾌적하기만 하다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