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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채점을 위해 학생들이 제출한 레포트를 읽으면

확실히 영어가 조금 부족한 학생들은 글 속에서 티가 많이 나긴 해요.

미묘하게 단어의 선택을 잘못해서 뉘앙스가 달라지고 앞뒤 문맥이 맞지않는다거나

포멀하게 작성해야하는 레포트에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이 쓰여있다거나

문장부호를 잘못 쓴다거나, 인용구를 쓰면서 올바르게 작성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등이요.



졸업 이후 취직을 해야하는 입장임에도

외국 국적의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외국 국적 졸업생이니 영어를 좀 못해도 이해해주고 평가해야지" 라고 고용주들이 생각하지는 않을테니까요.



결국 졸업 이후 취업시장에서는 원어민 졸업생들과 똑같은 경쟁선상에 놓이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외국 국적의 졸업생에 대한 기대치를 어떻게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고요.



실제로 이번 학기 학생들을 하루 가르쳤던 (잠재적 고용권한을 가진) 초청 외부 강사가

"몇몇 외국인 학생들의 영어 실력으로는 강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듯해보였다"

라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어요.



일단 제 학생들 중에 인터네셔널은 단 한 명도 없어요.

(인터네셔널은 애초에 지원 자격이 없는 프로그램)

모두 도메스틱이고, 시민권자냐 영주권자냐의 차이만 있고요.

그러니까 외국 국적의 학생들은 모두 영주권이 있어요.

또한 입학 조건 중에 CLB 기준 7의 영어성적이 필수인데요.


다시 말하자면 CLB 7으로 공부는 어찌저찌 따라가고 졸업할 수 있을 지 모르나,

취업활동을 기준으로 고용주의 입장에서 놓고본다면 그들의 성에 안 찬단 얘기....



이 문제를 어떻게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직원 회의가 당장 내일 오전에 열릴 예정인데,

어드미션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참석할 예정이고요.

또 저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캐네디언들이고요.

CLB 각 레벨이 어느 정도의 영어수준인지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고,

CLB가 12점 만점인데 (이민단계에서는 보통 CLB 10 이상이기만 하면 만점을 주지만, CLB 자체는 12점 만점..)

"아니!! 12점 만점에 CLB 7이면 거의 50% 수준이 아닙니끄아-?! 이렇게 기준이 낮아도 괜찮아요??"

하면서 입학 조건 레벨이 CLB 9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겠냐고

(실현 가능성이 1도 없는 입학 조건 이야기가 이미 오고간 상황....) ㅋㅋㅋㅋ


생각해보면 나도

한국어 검정 능력시험에서 몇 레벨이 어느 정도의 한국어 실력인지에 대한 감이 1도 없으니

마냥 그들에게 뭐라할 수는 없는 입장이긴 하다만

입학 최소조건을 CLB 9로 두고싶다니.... ㅎㅎ


끄아.... 내일 회의에 참석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입니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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