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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야의 내부는 아주 기분 나쁘게 생겼어요.
동글동글한 것들이 모여있는 걸 잘 못 보는 trypophobia가 있으신 분들은
이 게시글을 읽지 않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무지 친절한 나는 미리보기 방지 사진도 드린답니다 :))))
누구나 마음 속에 쿠도 신이치 하나는 품고 사는 게 아니겠어요 ㅋㅋ
환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신이치로 안구정화만 하신 뒤,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신이치 사진 아래에서부터는 파파야를 사먹은 후기에 대한 본문이 시작됩니다
코스트코에 장을 보러 갔다가 파파야를 하나 사 오게 되었어요.
과일 그 자체로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고,
파파야 맛이 단독으로 나는 음료도 먹어보지 못했고,
항상 다른 열대과일들 속에 섞여서
망고와 구아바와 파파야 뭐 이런 식으로
어딘가에 슬쩍 발끝만 걸쳐놓은 그런 파파야 맛만 먹어봤기 때문에
어떤 과일인지 잘 몰랐어요.
생긴 건 커다랗고 뚱뚱한 망고 혹은 길쭉한 수박같이 생겼어요.
겉면은 초록하고 중간에 군데군데 얼룩이 져있고, 좀 더 익으면 노랗게 변하는 거 같아요.
며칠 상온에 두었다가 조금 말랑거려져서 어젯밤에 냉장고로 옮겨두고 오늘 잘라보았어요.
자른 모습....
찌그러진 별모양이 있고
그 안에 버블티의 버블같이 생긴 씨앗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요.
씨앗이 뭐 저렇게 생겼음??
반대편을 보니 더 노답 ㅋㅋㅋㅋ
진지하게 정말로
이 과일은 상한 게 아닐까??
저건 과일 안에 살던 벌레가 까놓은 알들이 아닐까??
이 과일을 먹어도 안 죽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보기만 해도 먹으면 안 되는 걸 잘라놓은 너낌....
아니 ㅅㅂ 그래도 칼을 뺐으면 파파야라도 조져놔야지!!
반갈 해봤어요.
이걸 내 손으로 다 파내야한단 말이지....
이건 정말 입맛 떨어지게 생긴 과일이 아닐 수가 없다 ㅇㅇ
하지만 4년의 카페 근무 경험!! 무수히 많은 케이터링을 해내었지!!
과일을 예쁘게 썰어대던 그 시절의 경력을 발판 삼아
이 호러블하게 생긴 과일도 열심히 깎아보았습니다.
씨앗을 감싸고있던 그 생김새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큰 거부감 없이 주워먹어볼 수 있게끔 멀쩡하게 잘라봤어요.
색깔은 굉장히 예쁨.
잘라둔 모습은 사실 칸탈루프랑 좀 비슷하게 생겼는데
칸탈루프는 중심부에서 끝부분으로 갈 수록
주황 → 초록으로 색이 변하지만
파파야는 주황 → 노랑으로 변해서
그라데이션이 칸탈루프보다 좀 더 예쁨.
맛의 후기는요.
저한테는 정말 아무런 맛이 없었어요. 맛없다가 아니라 맛 없다
없을 무
물컹물컹한 느낌만 날 뿐, 단맛도 신맛도 쓴맛도 짠맛도 뭐 아무것도 1도 느껴지지 않는??
물컹물컹한 느낌은 아보카도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고
메론보다는 훨씬 더 물컹한 그 정도였어요.
안 씹어도 혀로 으깨서 삼킬 수 있는 정도.
TJ는 토할 것 같댔어요.
저녁에 샐러드와 체리와 복숭아를 먹고 기분이 좋았었는데
이 파파야 한 조각을 먹고 기분이 나빠졌다고
속이 안 좋다고 말하면서
입 안을 정화해야 한다며 곧장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어요 ㅎㅎ
파파야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로 好를 던지는 사람이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함 ㅎㅎ
저희는 ㅆ불호입니다.
생긴 것도 그지 같은데 맛도 별로인지라.
재구매의사는 커녕 누가 깎아서 갖다 바쳐도 안 먹을 과일.
사실 이미 깎아놓은 것도 안 먹을 듯.
파파야 새끼 손절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