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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형 누나 언니 오빠 같은 호칭 문화, 그리고 반말과 존댓말이 있어서
상대방의 나이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은 편인 것 같아요.
캐나다에서는 영어를 쓰니까
초면이어도 나이에 관계없이 소개받은 대로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 나이를 궁금해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초면에 나이를 물어보면 실례다!! 라는 말은
항상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저와 처음 만나는 거의 모든 코워커들이 저에게 몇 살이나고 물어봤었어요.
완전 초면에!! ㅎㅎ
아마 대부분 또래들이 일하는 환경이었어서 그랬던 것 같긴 해요.
근데 나이를 물어봤던 또래(?)로 오해한 직원들 중에
저만 20대 중반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10대후반~20대초반이었음..
나이를 물으면 실례라기보다는
굳이 물을 필요가 없으니 안 물어보지만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사이에서는 궁금하면 초면이라도 물어볼 수도 있지~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아무튼 한국보다는 나이에 덜 제약을 받고
이력서를 쓸 때도 생년월일이나 나이를 쓰지 않아요. 사진도 물론 넣지 않고요.
고등학교 졸업 시기, 혹은 대학 재학, 졸업 시기가 이력서에 적혀있다면
그 연도를 토대로 대략 이 나이쯤이겠구나 하고 짐작을 하긴 하더라고요 ㅎㅎ
저는 20대 때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아서 이리저리 좀 돌아다녔었어요.
중국에서도 학교를 다녔고,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교도 자퇴했었고, 캐나다에서 뜬금없이 컬리지를 졸업하기도 했고,
그러고 나서 캐나다에서 영주권을 받은 뒤엔
앞선 공부들과 전혀 무관하게 개발 공부를 하게 됐었죠.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웹개발 교육이었고요.
이 때 제 나이가 만으로 30살이었는데,
비전공, 무경력인 주제에 위기감 따위 1도 없고
수업을 들으러 간 첫 날부터 어찌나 혼자 들뜨던지 ㅋㅋㅋㅋ
그래도 나이가 적지않고 완전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니까 좀 잘 되어야할텐데....
라는 걱정은 커녕
우와 새로운 공부다!! 신난다!! 컴맹이긴 하지만 그래도 날 뽑아줬으니까 난 아마 잘 할 수 있겠지!! 난 최고야!!
이러고 앉아서 싱글벙글 수업을 듣고 집에 왔더랬죠.... ㅎㅎ
그리고 그 때 제가 받은 교육과정에 17명이 있었는데,
저보다 나이가 어린 학생이 딱 한 명 있었어요. 그 친구는 만 29살 ㅎㅎ
위로는 50대 중반까지 있었고요.
그냥 문화 자체가 나이가 많아도 얼마든지 다시 대학을 다닐 수 있고
새로운 공부나 일을 시작해볼 수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편견이 덜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또 이민자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요.
국적국가에서 잘 기반을 다져왔던 사람들이라도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 공부를 새로이 하거나, 경험이 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게되는 경우들이 흔하게 보이기 때문에
나이와 무관하게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거든요.
아무튼 저는 그래서 만 30살에 처음 개발 공부를 배우고
졸업 직후인 만 31살에 취직이 되어서 만 33살인 지금까지 일을 잘 하고 있어요.
커리어라고 부를 만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제 친구들에 비해면 한참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죠 ㅎㅎ
한국 나이로 35살이면 적게는 7~8년에서 많게는 15년까지 사회생활을 했을테니까요.
근데 뭐 사람마다 삶의 속도가 다르기도 하고,
또 한국에 살고있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비교를 덜 받게 되어서
그냥 내 앞가림 잘 하면서 즐겁게 살면 되는 거지 뭐 하고 별 생각이 없어졌어요.
캐나다에 와서 변한 것 중 하나가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 생각이 많이 단순해졌다는 것이에요.
부정적인 뜻에서 생각이 없어졌다....(!) 라는 말이라기보다는,
걱정이나 고민해야할 것들이 많이 줄어들어서
좀 더 내 생활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도 덜 받고요.
얼마전에 생일이 지나서 이제 만으로도 빼박 중반이지만 ㅎㅎ
으른이 되어가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D
뜬금없는 딴소리지만,
3이라는 숫자가 작은 숫자여서 33살이 왠지 30대 초반 같이 느껴졌는데,
1이 아니라 0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음 ㅋㅋ
30, 31, 32 -> 30대 초반
33, 34, 35, 36 -> 30대 중반
37, 38, 39 -> 30대 후반
저도 이제 늠름한 중반이라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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