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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시작해서 10월에 끝나는 10개월 프로그램의 컬리지에 다니고 있어요.

사실 기존 방식은 여름, 겨울방학을 포함해서 2년 과정인데

월화수목금 6시간씩 학교스케쥴을 잡아서 2년과정을 1년으로 줄인 다음,

방학을 없애서 10개월로 단축시킨거라고 하더라구요.


졸업은 10월 23일이지만, 9월 14일부터 6주동안은 인턴실습을 나가는거라서

사실 학교는 9월 11일까지만 나가면 돼요.

그 뒤부터는 배정받은 회사에 가서 실습을 하고 졸업을 하게되는거죠.


이 실습을 나가는 데 있어서 학교에서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이

영타 45 wpm 이상을 치라는 거였어요.

(http://10fastfingers.com 이 곳에서 로그인 없이 본인의 타수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wpm결과에서 10%를 까면 돼요.)

이 타자수만 넘으면 인턴을 나갈 수 있고요.

대부분 회사들이 요구하는 정도는 40 이상, 조금 높은 곳은 60~80 정도더라구요.


어쨌든 인턴을 나가서 운이 좋으면 그대로 채용이 될 수 있는데, 사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따로 구직을 하지 않아도 되고, 구직난에 마음고생 하지 않아도 되고,

외국인 노동자로서 레퍼런스를 받을 곳도 마땅히 없는데 학교에서 레퍼런스 내고 직접 찾아주는거니

인턴이 끝남과 동시에 채용이 되는 것이 사실 최상의 시나리오인거죠.


늘 걱정이던 것이, 과연 인턴→직원채용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가였거든요.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도, 또 아이스크림 가게에도, 레스토랑에도

제가 다니는 학교를 나왔다는 한국분들이 많이 계셨어서

인턴 다녔던 회사를 그만둔 분들이신지, 아니면 인턴으로 끝난 것인지 궁금했었거든요.

인턴이 끝나고 과연 그대로 채용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게 학교 학생들 모두의 관심사예요.


사실 애초부터 직원 채용계획이 있는 회사로 인턴을 가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어차피 직원 뽑을 거, 6주간 무급으로 트레이닝 할 수 있어서 좋고,

학생 입장에서는 따로 구직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고,

그런데 이런 퐌타스틱한 경우가 학생 수만큼 많지 않다보니,

선생님이 인턴장소를 배정해 줄 때 맘에 드는 학생을 유리한 곳으로 넣어준다고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용을 썼드랬죠.


지지난주에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자기가 인턴으로 가고싶은, 혹은 갈 의사가 얼마든지 있는 회사 3개의 이름과 주소, 인사과 전화번호를 찾아서

제출하라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세 군데를 찾아서 적어 냈어요.

1지망에 집 근처에 있는 크고 예쁜 빌딩의 회사를 쓰고

2지망에는 Manitoba Hydro

3지망에는 집 근처의 로펌을 썼어요.


그리고 오늘 저를 수업시간에 따로 불러내서, 제가 1지망 했던 회사에서 인턴채용이 확정되었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러면서 이 회사는 여태까지 인턴들의 직원 채용이 100%인 곳이라고

인턴이 끝나는대로 직원으로 채용될 거라고 저보고 축하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기가 4년동안 이 학교에서 있었는데, 제가 4년 통틀어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라고 했어요!!!! 헤헷 헤헷-

칭찬을 받은 건 좋은데 사실 약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ㅜㅜ


인턴을 가게 된 회사는 집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에 있어요.

집을 나서서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강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만 건너면 바로 있는 회사예요.

캐나다 전역에 지사가 있고, 또 위니펙 안에서도 여러 군데에 회사가 있고 또 본사도 위니펙에 있는데,

마침 그 다리 건너 있는 곳이 본사예요 ㅋㅋㅋㅋ

그치만 수업시간에 구석으로 저를 따로 불러내서 말한거였는데.... 위에서 말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선생님이 나이가 많아서.... 귀가 잘 안들리는 관계로....

본인은 속삭이며 말한다고 생각한 듯 싶지만.... 사실은 엄청 큰 소리로 속삭여가지고요 ㅜㅜ

교실에 있던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ㅜㅜㅜㅜ


"니가 이 학교에서 내 4년 학생들 중 가장 뛰어난 학생이야.

영어를 잘 하는건 말할 것도 없고, 타자도 빠르고, 회계 프로그램도 잘 다루고, 

수학도 잘하고, 넌 이 인턴을 받을 자격이 있어.

이 회사는 특히나 조건이 좋아서 너 같은 학생이 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해. 축하해"

이런 말을 다른 학생들이 들었어요 ㅜㅜㅜㅜ

둘만 있는 곳에서 들었다면 기분 좋은 칭찬이었겠지만,

다른 애들이 다 엿듣는 곳에서 들었다보니 괜히 눈치 보이고 ㅜㅜ

그리고 그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나가서,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온갖 학생들이 와서 축하한다고 인사해주고 갔어요.


아까는 점심을 먹는데 옆자리에 앉는 대만 언니는 조금 서운하다고 말하더라구요.

선생이 학생을 차별한다, 편애한다, 다른 학생들은 잘 신경 써주지 않는다, 하면서 속상해 했어요.

그 이야기를 저한테 해서.. 무슨 말을 해주어야할지 몰라서 도시락 통만 보고 밥알 세면서 먹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에서 1/3 정도의 학생이 그 회사를 3지망 이내에 적었다고 했어요.

이번에 인턴이 한 자리가 나서 선생이 인사과 간부와 따로 만나서 제 신청서를 넣고 확답을 받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제 입장에서는 작은 희망 한오라기가 생긴 셈이에요.

사실 누군가의 레퍼런스가 없으면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기가 정말 어려운지라,

학기 초반부터 바라던 부분이었거든요.


확률이 높다고 해도 들어가서 어떻게 될지는 닥칠 때까지 모르는거지만..

기회가 주어졌으니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해볼 생각이에요.


요즘 학교에서 인턴가지고 으름장을 하도 많이 놓아서 분위기가 살벌한데..

내일부터 학교에서 조금 눈칫밥 먹으면서 쭈구리로 지낼 수도 있어요. ㅜㅜ

#인턴 #인턴회사 #MITT #B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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