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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는 homeless people이 많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많이 못 본 것 같은데 캐나다에는 유독 많네요.


백인들도 많고, 히스패닉들도 많고, aboriginal들은 특히 많고, 흑인들 가끔 봤고, 동양인은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캐나다에 홈리스들을 위한 시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곳에서도 중독을 치료하지 못한다거나 또는 행동에 제약이 붙는 것을 못 견디고 뛰쳐나와서

길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어요.


젊은 사람도 남녀 할 것 없이 많다는 게 신기했고요.


예전에 버스에 관한 글에서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버스를 타고 다닐 때 홈리스들의 악취가 내 옷에 스며든다든지, 버스 안을 악취가 꽉 채우는 일 때문에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지만, 말을 걸거나 가까이 가고싶지는 않아요.

물론 착한 사람들도 많지만요!! 성품이 착한 것과 악취가 나는 것은 별개이니까요.



그리고 홈리스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들 중 제가 겪었던 것들은 버스 이야기를 제외하고서

1. 유리상자 버스정류장 안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며 악취를 풍기고 쓰레기를 버리거나 불을 피우고 담배도 피운다.

2. 무임승차를 버스기사에게 당당히 요구한다. 실랑이를 벌이느라 시간이 지체될 때도 많다. 난 그 뒤 환승이 꼬임.

3. 지나가는 사람에게 버스티켓을 달라고 하거나 동전을 달라며 말을 건다.

4. 길에서 소리를 지르고 노상방뇨를 한다.

5. 사람들에게 시비를 건다.





아래 사진은 오늘 찍은 사진이에요. 홈리스들이 버스정류장에 투척하고 간 쓰레기들....

물론 모든 쓰레기가 홈리스가 버린 건 아니겠지만요.

버스정류장에 모여앉아서 음식을 먹고있는 것도 봤고 나갈 때 쓰레기를 두고나가는 것도 봐서요.

걸어서 다섯 발자국만 걸어가도 쓰레기통이 있는데. 심지어 이 작은 사진 안에도 쓰레기통이 저 뒤로 보이는데!!

그 잠깐을 밖에 나가기 싫어서 안에 저렇게 다 던져버리고 정류장을 차지하며 지내다가 아침에 꾸중듣고 쫓겨나고.

냄새가 심해서 문도 열어두고 가버리심 ㅜㅜ 보온을 위한 정류장인데 ㅜㅜ

내가 따뜻하고 편하자고 쓰레기를 막 버려서 다른 사람에게 불쾌함을 주어도 된다는 생각이 개똥같아요.

게다가 저 시설은 홈리스들이 추위를 피하라고 만든 곳이 아니라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을 위한 시설인데도요.

홈리스가 벼슬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 듯.

홈리스가 어지럽힌 버스정류장




그리고 제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빡치겠다 싶은 것들 중 하나는

도로에서 차들이 정지신호에 대기하고 있으면 유리창닦개를 가지고 도로에 와서 창문을 닦아주려 하는 것이에요.


무료로 닦아주는 것이 아니라, 닦아주고 돈을 요구하는거죠.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거나 창문을 열고 필요없다고 말하는데, 그러면 욕을 욕을 그렇게 해대요.

나는 뭘 먹고 살라는 것이냐부터 시작해서 개새끼 소새끼 말새끼 온동네 새끼란 새끼는 다 나오는 듯.


자기 차에 혹시 모를 흠집이 나는 게 싫을 수도 있고, 차가 이미 깨끗할 수도 있고, 동전을 주고싶지 않을 수도 있고,

뜬금없이 도로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예정에 없던 청소를 돈까지 주면서 받고싶지 않을 수도 있는건데,

저는 아직 차가 없지만서도 버스로 지나가거나 길을 지나가면서 이 상황을 여러 번 봤거든요.

볼 때마다 거슬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의 말이나 부탁을 거절하는 건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요.

그 상대가 사회적인 약자라면 미안함과 죄책감까지 더해져 더더욱 기분이 안 좋겠죠.

심지어 제가 버스에 타고 있을 때 열린 창문으로 동전 좀 달라며 얼굴 앞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는 경우도 있었어요.

굉장히 불쾌했던 기억이 나요.


듣기로는 홈리스들 중에는 술중독, 마약중독, 도박중독인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홈리스를 두 명 만났어요.

한 명은 저와 엮이진 않았고요, 제가 가야하는 버스정류장에서 이미 제압당하고 있던 중인 홈리스예요.

저는 횡단보도에 서서 기다리면서 건너편 상황을 보고 있었고요.

길을 건너 들어보니 그 곳에 있던 젊은 여자분에게 시비 쪼다가 여자가 신고해서 출동한 officer들에게 꾸중을 들음.

그리고 여자분에게 사과하라고 시켜서 홈리스가 사과를 했는데 여자분은 표정으로 "꺼져"를 말하고 계셨음.

길 건너기 전에 찍은 사진이에요.



홈리스를 제압하는 공무원들





저와 엮였다는 나머지 한 명은 다운타운 Portage의 버스정류장에서 만났고요.

젊고 깡마른 백인 남자가 이상한 걸음걸이로 휘청휘청 걸어오더니 제 옆에 딱 붙어섰어요.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한 발자국씩 물러남 ㅋㅋㅋㅋ 난 혼자 뻘쭘히 가만히 서있음 ㅜㅜ

20대 초중반으로 보였는데 눈에 초점이 없고 다리가 휘청거리고 손등에는 주사자국과 멍자국.

손톱과 손가락 끝마디들은 전부 시커멓게 색이 변해있었어요.

저에게 뭉개진 발음으로 "11번 버스 언제 오는지 알아??" 라고 묻길래 "1분 후에 와" 라고 말해줬어요.

그 다음엔 저에게 "혹시 내가 빌릴 수 있는 여분 버스티켓이 있니??" 라고 물어보길래

마음 속으로는 '니가 날 언제 봤다고 빌려달라는건지. 빌려주면 갚기는 하려고 빌리겠다는건가' 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없어. 나도 내가 쓸 만큼만 들고다녀서" 하고 말하며 거절했어요.

버스가 와서 탔는데 제 바로 앞자리에 앉더니 "너 어디까지 가??" 라고 묻길래

"는 폴로에서 5분정도 더 가" 라고 대답해주었고요.

"그러면 너 환승종이 시간 많이 남았으면 나 주면 안 돼??" 라고 물어보는데 진짜 ㅋㅋㅋㅋ 집요함에 빡치면서도

어차피 나는 이제 쓸 일도 없는 종이인데 이것까지 주기싫다고 거절하면 너무 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환승종이를 주었어요. 고맙다고 말하고 주머니에 챙겨넣더라구요.



오늘 만난 세 번째 홈리스는 가게에서 만났어요.

아침 9시가 조금 안 되었을 쯤 한 백인 여자가 가게에 들어왔어요. 30대 초중반 정도.

가게는 아침이라 적당히 한산한 편이었고 가게 안에 있는 손님들은 전부 다 단골손님이었어요.

매주 일요일 아침 친구끼리 혹은 커플끼리 와서 간단한 음식과 커피를 마시고

또 손님들끼리도 매주 만나기 때문에 서로서로 이름도 알고 인사와 안부를 나누는 ㅋㅋ 마치 마을회관 같은 ㅋㅋ

게다가 일요일 아침은 근무도 항상 소피아와 저만 하기 때문에 변화가 없어요.

손님들도 저희 이름을 알고 대화를 나누고 하는 게 매주 일요일 아침의 일상이고요.

주문하는 메뉴도 모두 외우고 있고 손님들은 본인들이 내야하는 금액을 정확히 알아요.

그런데 그 여자는 처음보는 사람이고 들어오자마자 문에서 제일 가까운 테이블에 앉았어요.


보통은 주문하러 카운터로 먼저 오거나, 옷과 짐을 의자에 풀어둔 뒤 카운터로 오는데

그 여자는 의자에 앉자마자 주머니에 있던 것들을 다 꺼내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살펴보고 있었기 때문에

소피아와 저는 둘이서 카운터에 기대어 서서 속닥속닥하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일행을 기다리는걸까??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행색은 홈리스같아보여. 옷이 다 찢어졌고 흙범벅이잖아. 등등.

그리고 그 여자가 일어서더니 가게 화장실 열쇠를 가지고 화장실을 다녀왔고,

음료바 위에 있는 물컵을 가져가서 그 옆에 담아둔 물항아리에서 물을 담아 마셨고

가게 안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지금 시간이 몇 시냐를 포함해서 이런저런 말을 걸더라구요.


애초에 물항아리도 손님들을 위한 항아리이고요. 그 항아리의 물과 얼음은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레몬이나 라임도 틈틈이 잘라넣어야하고 손님이 사용한 물컵은 직원이 설거지를 해야하고요.

가게 메뉴를 이용하지 않는 외부인들을 위해 생수를 따로 팔아요.


그리고 손님이 아닌 외부인이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끔 가게 규정이 세워져있기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온 순간부터 저희 둘은 그 여자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심지어 사장은 화장실 문제에 예민함.

정말 생각 외로 엄청나게 많은 공원 이용자들이 공중화장실이 싫다며 가게에 와서 화장실을 쓰려하기 때문에

손님이 아닌 외부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려 하면

"화장실은 손님 전용이에요. 주문을 하든지 아니면 팁을 넣고서 이용해주세요" 라고 말하도록 교육 받았어요.



어쨌든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모두가 익숙한 그 상황에서 낯선 사람의 등장에 손님들도 관심이 몰렸었나봐요.

추가주문하러 오는 척 하면서 손님들이 저희한테 이것저것 말해주더라구요.

저 여자가 나에게 동전을 달라고 했다, 악취가 많이 난다, 테이블을 옮겨다니며 앉는다, 손님이 아닌 것 같다 등등

그래서 소피아가 가서 일행을 기다리는지 물어보겠다며 주문을 할 것인지도 물어보러 가려던 차에

그 여자가 마시던 물컵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나갔어요.

옮겨다니며 앉았던 의자들도 전부 다 빼놓고요 ㅋㅋㅋㅋ


추운 날씨에 갈 곳 없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에요.

사장도 땅 파서 장사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손님도 아닌 사람이 손님들에게 불쾌함을 주는 것은 가게 입장에서는 더더욱 문제고요.

돈을 낸 사람에게만 제공하는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려 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건 도둑질의 또 다른 방식이라 생각하고요.

게다가 남의 가게 안에 들어와서 손님들에게 구걸하는 것도 정말 상식 밖의 일이고요.

화장실이 급해서 어쩔 수 없었을거라 생각하기엔 길만 건너면 공원이 있고 공원에는 공중화장실이 있어요.

괜히 들어와서 테이블 어지르고 물 마시고 설거지거리만 투척하고 감.

아!! 그 여자 물항아리 물도 쏟았음요!!!! 손님이 저 여자가 항아리 물 쏟아두고 갔다고 그래서 ㅜㅜㅜㅜ

소피아가 대걸레 들고 나가서 바닥 닦고 저는 걸레 빨아와서 안쪽 카운터를 닦았어요.


어떤 상황에서든 주는 사람이 원해서 주는 것은 괜찮지만

받는 사람이 먼저 달라고 말 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곳의 홈리스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약자임을 이용한, 동정심을 이용한, 죄책감을 이용한 약탈이니까요.



글이 길어졌네요. 그동안 빡쳤던 것들이 새록새록 생각나면서 감정이 이입되었어요.


혹시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이 곳의 많은 홈리스들이 이용하는 이야기는

1. 친구 차를 타고 왔는데 친구 차가 고장나서 집에 버스로 가야하는데 동전이 없다.

2. 버스 타야하는데 지갑을 두고와서 동전이 없다.

3. 버스를 잘못 내렸는데 환승종이를 안 받았는데 동전이 없다.

등등등. 결론은 모두 "나에게 버스티켓이나 버스비를 달라"로 귀결됩니다.

어떤 다양한 스토리로 그럴싸하게 꾸며낸 사람들도 결국은 전부 홈리스였어요.


전에 정류장에서 봤던 홈리스는 한껏 지어낸 이야기로 옆에 서있던 사람에게서 버스티켓 한 장을 얻었는데

정작 버스가 오니 버스기사에게 구걸하고 버스 공짜로 탐 ㅋㅋㅋㅋ

심지어 버스티켓 나눠준 사람도 같이 타고 왔어요 ㅋㅋㅋㅋ

버스티켓 나눠준 사람이 벙쪄서 그 홈리스 쳐다보고, 무임승차 홈리스는 먼산만 바라보기 ㅋㅋ


아 얻은 버스티켓은 돈으로 되판다고 합니다.


환승종이는 실제로 버스를 타기 이동하기 위해서 구걸하는 것 같고요.

환승시간이 한참한참한참 지난 종이로도 일단 그냥 타고서 알람 울려서 걸리면 지난 줄 몰랐다 봐달라 하기도 해요.


제가 쓰는 방법은

버스티켓을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사연을 말하든 주지 않아요.

어차피 버스기사에게 말하고 공짜로 타기 때문이고요.

"나도 버스티켓 없어. 현금도 없어. 난 카드만 들고다녀" 라고 말해요.

전화를 빌려달라고 해도 빌려주지 않아요. 길에서 제가 한가하게 서있을 일이 없기 때문에 저도 갈 길 가야하고요.

동전을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도 주지 않아요. 무언가를 달라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고요.

거리의 악사에게는 지나가다 동전이 있을 때는 동전을 자주 넣어요.

공연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연주를 감상한거기도 하고 돈을 달라고 말을 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인 기부의 일종이라 생각해서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이 사람들은 연주도 수준급으로 잘 해요. 갓 배운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무언가를 연주하고있어요.

#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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