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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취할 적에는

제 부모님이 이리저리 둘러보고 계약조건도 조율해주시고 집을 구해주시고 이사까지 다 도와주셨어서

처음 캐나다에서 제가 살 집을 구할 때 좀 두렵고 막연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얼마 전에는 아파트를 알아보는 다른 분과 같이 집을 보러 가드리고

또 렌트에 대해 여쭤보시는 분들께 답변을 드리다가 글을 써보게 되었어요.


일단 제 생각과 경험이 다분히 반영된 글이 될테지만,

어떤 형태로 사시든 한국에서 살 집을 구하고 오시는 건 개인적으로 비추합니다.

그게 엄청 안정적으로 들리니까 좋아보이긴 해요. 오자마자 살 곳이 있다는 게요.

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다르겠죠.

그렇지만 보통 집 계약을 하면 아파트와는 최소 1년, 서블렛을 이어받더라도 최소 몇 달은 살아야할텐데,

나름 오랫동안 살아야하는 집을 직접 보지도 않고 구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일단 현지에 도착해서 어떤 형태로든지 단기간을 지내보면서 직접 살 집을 보러 다니는 걸 추천해요.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호텔에서 며칠 묵으셔도 좋고,

친척이나 친구가 있다면 그 분들께 며칠 숙박비를 내고서 신세를 지셔도 좋고

저희 같은 경우는 한인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1주일간 머물렀어요.


저희는 민박에 도착해서 짐 풀고 제일 먼저 했던 것이 아파트를 알아보는 거였어요.

핸드폰도 없고, SIN도, 헬스카드, 은행계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부터 알아봤어요.

노트북을 가져갔어서 민박집에서 와이파이 잡아서 kijiji를 통해 집을 알아본 다음, 이메일로 문의를 넣었어요.

저희는 서블렛이 아닌 아파트를 렌트한거라서 아파트에 상주하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거더라구요.


직원들도 이메일로 답변을 주었어요.

위치가 어디어디다. 몇시에서 몇시 사이에 와서 전화를 하면 내가 나가서 입구문을 열어주겠다.

그래서 저도 이메일로

아직 온지 이틀밖에 되지않아 핸드폰이 없으니, 몇 시에 갈 계획이다. 그 시간이 괜찮으면 잠시 비워달라

라고 보내고서 매번 시간맞춰 찾아갔어요.


집을 보고 나서 저에게 계약서 종이를 주고는 마음에 들면 계약서를 채워넣은 다음 가져다달라고 말하더라구요.


저는 세 번째로 찾아간 집에서 살고있어요.

사실 첫 날 세 군데를 돌아다녔었는데,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마음에 들어서 그 자리에서 계약의사를 밝히고 왔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요구하는 서류들을 사본으로 다 주고서,

언제까지 렌트비를 결제하면 된다고 말하길래 그 기간 전에 모든 필요한 것들을 만든 뒤 들러서 렌트비를 주었구요.

지금 사는 집에 만족하며 잘 살고 있습니당 ㅋㅋㅋㅋ



그러니까 제가 겪은 과정은

1. Kijiji에서 아파트를 보고 찾아가서 집을 둘러본 후 희망하는 곳에서 입주신청서를 받아옴. (계약확정의사 밝힘)

2. 입주하게될 새 주소로 핸드폰 개통, SIN, 헬스카드, 은행계좌, 인터넷 등등 모든 걸 만듦.

3. 렌트비 결제일 전에 들러서 개설한 은행계좌 cheque로 헨트비 결제해줌.

(제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렌트비를 현금이나 카드결제로는 안 받고 money order 또는 cheque로만 받음)





그리고 제가 살 집을 알아볼 때 개인적으로 보는 부분은,


- 집에 카펫이 없는가

- 노스모킹 빌딩인가

- 교통편이 편리한가

- 집 주위의 소음이 심하지 않은가

- 주위에 편의시설이 가까이에 있는가

에어컨과 히터가 빵빵하게 돌아가는가

- 그럼에도 유틸리티가 모두 포함되어있는가

- 유틸리티가 모두 포함됐다면 그 렌트비가 저렴한가


정도예요. 사실 지금 집은 그럴 정신 없이 추워서 까다롭게 굴지않고 후닥 구한거긴 하지만,

지금 살고있는 집은 위에서부터 7개 모두 해당하고, 8번째만 조금 빗나가있어요. 렌트비가 비싸서예요 ㅋㅋ

그치만 위의 일곱가지를 다 충족시키다보니 조금 더 비싼 것이라 위로하며 잘 살고있어요.


저는 카펫이 있는 곳을 싫어해요. 맨발로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알 수 없는 카펫의 털도 싫고 과자부스러기를 흘리면 치우기도 힘들고 청소도 힘들고

커피를 흘리면 바로 스며들어버리고 조그만한 벌레들도 생기기 쉽고

그래서 카펫을 안좋아해요. 하지만 신발을 신고 다니는 이 동네 문화에서 카펫은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 짱임 ㅋㅋ

가끔 하루종일 집 안에서 힐을 신고 또각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저는 맨발의 자유를 선택했습니다. ㅋㅋ 다행히도 저희 윗집은 거의 소음이 나지 않아요.

아주 가끔 골프공이 떨어져서 굴러갈 때는 있지만요 ㅋㅋ




룸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보겠지만 하나 더 추가하자면

룸메이트가 어떤 사람인가가 거의 제일 중요한 부분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착하고 깨끗하고 배려심 깊은 룸메이트와 산다면 그 다음은 집과 렌트비만 괜찮으면 좋고요.


집이 좋은데 룸메 성격이 개똥같으면.. 매일 마주치는 룸메가 그딴 인간이니 그 곳도 살기 힘든 곳이 되겠죠.





홈스테이는 더 까다롭겠습니다. ㅋㅋㅋㅋ

홈스테이는 룸메이트처럼 집세를 공유하는 거의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생활의 거의 전반적인 측면에 대해 의존하고 그 대가로 돈을 주는,

제 기준으로는 좀 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게 된 관계란 말이죠.

그래서 그 집의 생활 문화에 내가 맞춰야하는 입장이 돼요.

홈스테이는 남의 집에서 사는건데

그 집 가족 성격이 별로거나, 생활하는 데에 제약이 많이 붙거나, 나와 습관이 안 맞거나 한다면..

지내기에 스트레스도 될 것 같아요.


현지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한국인 분들의 말을 많이 들어보고 종합해보면

가장 불만이 많았던 부분은 음식이었어요.

식생활 문화가 많이 안 맞다고.

식대까지 포함된 돈을 지불하는건데, 음식이 너무 부실하지않느냐고.

그런데 그 가족은 원래 그렇게 밥을 먹는건데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사람이 메뉴를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라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되는거죠.

아니 난 식비 제대로 쳐서 냈는데 왜 저녁으로 나초 쪼가리를 먹느냐고 따진다면 ㅋㅋ

그 가족은 읭???? 우린 원래 이렇게 먹어오던건데?! 니가 뭔데 나초를 먹어라 말아라 간섭이냐

하고 황당해할 수도 있구요.


어떤 나쁜 홈스테이 가족들은 자기 가족끼리만 맛있는 걸 먹고

홈스테이를 하는 사람에게는 싼 음식, 맛없는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요.


정말 가족같이 잘 아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모르지만

보통은 비즈니스의 일종으로 여기기 때문에 크게 정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구요.

얘가 나가면 또 새로운 사람을 받아야하겠네 하는 정도?? 로 생각하기도 하구요.

그렇게 비즈니스로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적은 식비로 밥을 먹여야 이윤이 많이 남을테니까요.


한국인도 캐네디언도 아닌 이민자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는 더 만족도가 낮은 것 같았어요.

음식도 캐나다 음식이 아닌 홈스테이 집주인 고국의 음식 ㅋㅋ

가족들이 쓰는 언어도 영어가 아닌 경우도 많고 캐나다의 문화는 더더욱 관련이 없으니

그냥 굶어죽지 않게 뭔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그 이외의 기능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죠.



제가 제 친구에게 하는 추천은

혼자라면 룸쉐어를 하는 룸메이트로 들어가는 게 좋고

둘 이상이라면 아파트를 렌트하는 것도 좋다. 입니다.

물론 혼자라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분이라면 베첼러 같은 아파트를 렌트하는 것도 좋아요.

홈스테이는,, 개인적으로는 권하지 않겠어요.


보통 룸쉐어로 들어가면 기본적인 주방기구가 다 구비돼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요리를 못하면 기본적인 반찬을 미리 몇 가지 사두고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어도 되고

아주아주 초 간단한 것들은 직접 만들어 먹어도 되니까요.

홈스테이 집에서도 어차피 내가 혼자 먹고싶은 음식은 따로 사먹거나 따로 만들어먹어야할텐데,

그 집에서 제공받는 음식들로 인한 식비가 렌트비에 더 얹어지는 셈이니

남의 집에 객식구로 얹혀살며 그 집 문화에 맞춰가며 사는 것보다는 내 마음대로 편하게 사는 게 저는 더 좋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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