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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Winnipeg

[90th] 스티브가 화가 남

­­­ ­ 2015. 9. 6. 08:23


하나뿐인 남자 코워커 스티브가 오늘 출근하자마자 기분이 안 좋았어요.
왜그렇냐 물으니 이 일이 ㅈ같아서 그렇대요.
근데 스티브는 우리 가게에서 일을 제일 잘 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에요.
설거지 짱 열심히 하고, 청고 짱 열심히 하고, 라떼아트도 잘 하고, 샌드위치도 제일 예쁘고 단단하게 만들어요.

너는 일도 다 잘하고 또 오래 일해서 여기 모든 게 다 익숙하지않니?? 그런데도 스트레스 받니?? 하고 물어보니까
자기가 일을 잘 해서 이용당한다고 하네요.

어떤 점에서 이용당하느냐고 물어봤는데,
항상 자기가 일하는 때에는 직원을 한 명 덜 배정해두어서 일이 바쁜데다 강도도 높고,
그에 비해 1년이 넘었는데도 시급이 전혀 오르지않는 것도 똥같다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평소엔 늘 셋 이상의 인원으로 돌아갔는데
스티브와 일할 땐 피크시간일 때도 항상 우리 둘 뿐이었단 걸 깨달았어요.
아마 다른 직원들과 일 할 때도 스티브는 항상 두 명이서 일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일을 알아보고있다고 일을 곧 그만둘거라 말했어요.

스티브는 오늘 원래 5시 출근이었는데 갑작스런 사장의 호출로 4시까지 출근했어요.
사장님과 제가 2시반부터 5시까지 일했어야 했지만
사장님이 갑자기 스티브를 한 시간 빨리 오라고 한 다음 4시에 집에 가버렸어요. 스티브는 화가 남!!

기껏 두 명을 새로 뽑았는데 스티브가 그만 두면 또 사람이 부족해질 수도 있어요 ㅜㅜ

스티브는 항상 화가모자를 쓰고 화가앞치마를 하고 이쑤시개를 이로 깨물면서 다녀요.
일을 무지 잘 하고, 또 친절해요.

제가 "넌 이 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하고 말하니
"난 일을 잘 하는데 그렇다고해서 이 일을 좋아하는 건 아니야 ㅋㅋ" 라고 대답했어요 ㅋㅋ

아!! 그리고 스티브는 자신이 하는 업무에 비해 돈을 적게 받아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게의 음식들을 열심히 먹어요.
원래는 직원할인으로 반값을 내고 먹어야하지만 스티브는 그냥 먹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음식을 열심히 먹는 만큼 시급이 올라가요 ㅎㅎ 셀프 시급 올리기 ㅋㅋㅋㅋ

저는 이 일이 좋아요.
코워커들이나 손님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손님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면 손님은 기분이 좋아져요.
시급 이외에 팁을 받아서 오늘 저는 7시간 일했는데, 저한테 배당된 팁이 40불 이상이 나왔어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보자면 시급이 17불이 되는 셈이에요 ㅋㅋ
그리고 저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커피를 원하는만큼 무한정 공짜로 마실 수 있어요 ㅋㅋ
그래서 결국 커피값도 굳음 ㅋㅋ
아,, 커피는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원하는 만큼 많이 마실 수 있어요. 하지만 음식은 50%할인가로 먹어야 해요.
#시급 #카페 #팁 #직원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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