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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Winnipeg

[107th] 스티브 바이

­­­ ­ 2015. 9. 20. 22:12



스티브가 어제부로 카페 일을 그만두었어요 ㅜㅜ 어제는 저와 같은 시간인 11-6으로 일했어요.
원래 스케줄이 중복이 안 나와야하는데 사장님이 근무시간표를 아무렇게나 짜놔서 ㅋㅋ
같은 버스로 출근했는데 서로 못 보고있다가 내리고나서야 알았어요. 읭?? 안녕?? 너도 지금 출근이야?? 하고요.

저는 매주 토요일 11시 출근 고정이고, 스티브는 고정스케줄이 없는데
아마 어제는 다른 일이 있어서 사장한테 11시 스케줄을 달라고 말했나봐요.
그러면 제 스케줄을 미리 다른 시간대로 옮겨두면 되는데 사장이 제 고정쉬프트를 그대로 두고 안 바꿔둠.

스티브는 괜히 마음 불편해했어요.
1차 빡침.

스티브와 저 둘이서 근무 하는데 5시에 렉시가 와야하는 스케줄이었어요.
원래 6시출근이었는데 스케줄 표에 볼펜으로 5시라 수정되어 있더라구요. 근데 5시10분이 되어도 안 나타남.
우리 둘이서 렉시 뭐야 ㅋㅋ 하고서 스티브가 렉시에게 전화했어요.
"너 어디야?? 왜 안 와?? 5시 넘었는데." 하니까, 렉시는 "나 오늘 6시부터인데" 라고 했대요.

근무표에는 5시로 바뀌어있는데?? 라고 말해서 10분거리 사는 렉시가 개 뛰어옴.
헥헥대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사장이 자기한테 바뀐 스케줄을 말 안 해줬대요.
스티브 2차 빡침


그리고 6시에 신입직원이 오기로 돼있었어요.
스티브가 보더니 신입이랑 렉시랑 둘이서 클로징한다고 사장은 무슨 정신으로 근무표를 이리 짰냐며
스티브 3차 빡침.

토요일 저녁은 가게 안에서 밴드 라이브공연이 있기 때문에 맥주랑 와인도 팔고 피자도 팔고 하는데다
밴드의 팬들 + 일반 손님들이 몰려오고 클로징 할 것도 많아서 평소 근무보다 더 힘들고
렉시도 일 한지 두 달 째라서 아직 모르는 게 많은데 사장님이 아무렇게나 짜넣었다고 화냈어요.

문제는 6시에 그 신입직원도 안 나타남 ㅋㅋㅋㅋ
우리 전부 다 그 신입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니가 전화해 니가 전화해 ㅋㅋ 하다가 결국 렉시가 전화했어요.

난 조금 불안함. 이것도 스케줄이 볼펜으로 적혀있었기 때문에. 렉시의 시간을 바꾼 것과 같은 볼펜 색이었음 ㅋㅋ
제가 스티브에게 "설마.. 사장이 신입한테 오늘 근무 있다고 말 안 한건 아니겠지??" 라고 속닥속닥 말했어요.

"안녕 나 조블랙의 렉시인데, 오늘 6시까지 와야하는거 알고있니??" 하니까
상대방이 엄청 큰 목소리로 "아닌데?? 나 오늘 오프인데??" 라고 말하며 놀랐어요. ㅋㅋ
전화기 너머로 들렸어요 ㅋㅋㅋㅋ
스티브 4차 빡침

저랑 스티브 우리 둘 다 6시에 걔 오면 교대하고 퇴근해야하는데 ㅋㅋㅋㅋ 스케줄이 엉망이 되어서 시간이 꼬임.
스티브는 퇴근 후 약속도 있어서 일부러 이 시간대로 달라한거기 때문에 조금 더 빡침.
나한테 혹시 다음 스케쥴 있냐고. 가야하면 자기가 남겠다고 말 하고서
혹시나 다른 일 없으면 자기가 먼저 가도 되냐고 묻길래 저는 딱히 다른 일이 없으니 먼저 퇴근하라고 했어요.

스티브가 가방 챙기기는데 내일 스케쥴 캔슬해놨길래 너 내일 일 안해?? 하니까
"응 나 그만두기로 했어. 30분 전에 결정했어." 라고 했어요.

새로 바뀐 사장님이 첫 비지니스라 일처리를 미숙하게 하고, 직원들이 신경쓸 일은 더 많아졌는데 월급은 안 오르고,
월급도 한 번 잘못해서 제 날짜에 안 들어온 적 있고, 이제 직원들 스케줄까지 꼬아두니 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사장님은 가게 일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어서
커피나 다른 음료 만드는 모든 레시피가 벽에 붙어있는데도 하나도 못 만드시고
샌드위치도 못 만들고 틸도 잘 못 봐요 ㅎㅎ
손님이 아이스초코 달라고 했는데 핫초콜렛 찍어두고 사이즈 물어보고계심 ㅋㅋ
아이스 음료는 사이즈 하나뿐인데,,
주문도 아무렇게나 대충 받아서 나는 건네받은 영수증에 찍힌대로 음료를 다 만들고 손님한테 나가면
손님은 "나 그거 안 시켰는데??" 이러고 ㅋㅋ 급한 손님은 빨리 음료 받고 가야하는데 괜히 기분 안 좋아지고 ㅋㅋ

그래서 스티브는 사장님에게 화가 나는데
일하는 동안 자기가 화가 나있으면 같이 일하는 코워커들이 그 화를 고스란히 옆에서 느낀대요.
자기로 인해 잘못된 인간관계가 되고 잘못된 근무환경이 돼버린다며 그만두는게 맞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일을 알아봤냐하니 이제 알아봐야지 하네요. 어제 자기 팁컵에 있던 팁 동전까지 다 가져갔어요.

기존멤버가 하나하나 빠져나가고있는 요즘인데 전 또 출근하러 왔어요 ㅋㅋ




+) 오늘 출근해서 보니 사장님과 소피아가 일하고 있었어요. 
제가 소피아를 살짝 뒤로 불러서 어제 스티브 그만두었는데 알고있냐고 물으니까
안 그래도 사장한테 들었다면서 저한테 왜 그런지 아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어제 스티브와 나누었던 대화를 말해주었어요.

스티브는 어제 저녁 사장님에게
We need bread. And I quit. 이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사장님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힘없이 일하고있었어요.
뭔가 미숙한 일처리 때문에 직원을 잃은 것 같아보여서 안됐다 싶었는데
오늘 스케줄을 또 꼬아놓으셔서 ㅋㅋ 4시 고정이던 애한테 따로 전화해서 5시라고 알려주었다네요.
저는 4시 오프를 해야하는데 제가 오프해버리면 새로온 어제 그 신입이 혼자 일을 해야해서
결국 5시까지 제가 근무했어요. 오버타임 근무 ㅋㅋ
8시간 반 근무하고 나니 하루가 다 간 것 같네요 ㅋㅋ

저는 집에 가는 길에 폴로에 들러서 플랫슈즈 하나를 살 계획이었는데.. 영업시간 곧 끝나는 듯 ㅜㅜ
그냥 다음주도 힐 신고 근무하고 오늘은 집에 가서 누워자야겠어요.
#근무 #스케줄 #시간표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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