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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로 출근하는 날은 버스를 타고 가요.
집 앞에 오는 아무버스나 잡아타고 다운타운에서 내린다음 거기서 카페로 가는 급행버스를 타야해요.
이 버스는 가는 길에 폴로를 지나가는 급행버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ㅜㅜ 사람들이 많이 타고요.

한국에서 좋아하던건데 캐나다에 오고 나서 싫어지게된 것 중 하나가 버스타고 다니기예요.

저는 버스에 실려다니면서 이리저리 바깥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데
캐나다에서 버스를 타기 싫어진 이유는 바로 냄새때문이에요. 사실 냄새라기보다는 악취라 하는 게 더 맞겠네요.

이 곳은 노숙자들이 버스비가 없어도 그냥 버스기사에게 좀만 태워주십쇼~ 아 제발요~ 하면
친절하게 태워주는 기사들이 많거든요 ㅎㅎ

근데 여기 노숙자들은.. 냄새가 심하게 나는 사람들이 많아요. ㅜㅜ
노숙자의 냄새가 있어요. 보통 비슷한 냄새가 나더라구요.
물론 그들의 냄새가 기분 좋진 않지만요. 냄새가 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싫다는 건 절대절대로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라고 안 씻고싶어서 안 씻었겠어요.. 사정이 그렇게 되고 씻지못할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겠죠.
누군들 안 뽀송하게 다니고싶겠어요 ㅜㅜ 그래서 많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요.

다만 그 사람들의 냄새가 나와 엮이는 일이 된다면 말이 달라지죠.
그 사람들이 앉았던 버스 자리에는 사람이 떠나간 후에도 악취가 엄청 진하게 남아있는데
그 다음 내가 탈 경우에는 그 사람이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정확히 같은 자리에 앉게될 수도 있거든요.

문제는 이 곳의 버스 의자가 보들보들한 천 재질로 되어있기 때문에 앉으면 옷에 착 달라붙어서요....
먼저 남아있던 노숙자의 냄새가 내 옷에도 스며든다는거 ㅜㅜ 이게 가장 큰 스트레스예요.

버스를 탔는데 빈자리가 많고 악취는 나는데 악취의 근원지로 보이는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이 내가 타기 전에 내렸다는 말이 되니까요.

가끔 같은 자리에 앉았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한번씩 버스에서 내리고나서도 그 악취가 계속 제 옷에 붙어 나는 경우가 있어요.

일 하러 가는 입장에서 참.. 옷에서 악취가 난다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어요.
내 스스로 불쾌한건 둘째치고 코워커나 손님들에게도 민폐니까요.
그래서 어차피 보통 15분 정도 일찍 도착하게끔 가기 때문에
가게보다 한 정거장 더 지나서 내린 다음, 가게까지 바람 쌩쌩 맞으면서 걸어갈 때가 많아요.
알 수 없는 냄새를 옷에서 빼느라요. ㅜㅜㅜㅜ

한국에서는 노숙자들한테 이런 악취가 난다는 걸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 곳은 뭔가.. 급이 달라요 ㅜㅜ
사실 어느 자리에 앉아도 버스 전체에 냄새가 퍼질 만큼이요.

분명 어딘가에 앉아있거나 앉아있었단 걸 알게되니 반사적으로 버스 내 모든 사람들을 스캔하게 돼요 ㅜㅜㅜㅜ
한국에서는 한 번도 이랬던 적이 없었는데....
저는 오히려 좀 둔한 편인데도 여기서는 버스를 자주 타고다니다보니 그리 되더라구요.
한국에서는 제가 버스에서 느꼈던 심한 악취였던 게 생선비린내였어요.
저는 바다를 끼고있는 지역에 살았어서 어시장을 지나는 버스들이 많았고요.
고무다라이나 검은 봉지에 생선을 가득 넣고 타는 분들이 많았어서예요 ㅎㅎ

아무튼.. 저는 주말마다 버스를 타고 다니고있어요. 카페가 집에서 멀리멀리 있기 때문이죠 ㅋㅋ
그리고 지금처럼 버스에서 아무 냄새가 안나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져요 ㅋㅋ
#위니펙 #캐나다 #시내버스 #버스 #악취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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