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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영어를 쓸 때 많은 사람들이 모국어의 영향을 받은 발음법 혹은 액센트를 가지고 있어요.

특히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 중 한 곳 출신일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경우

말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고요.


어릴 때부터 영어를 써온 외국인들은 모국어 간섭을 받은 발음이나 액센트가 강하게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요.

이 경우에도 두 가지가 있어요.


1. 아주 유창한 영어 + 정확한 발음 + 자연스러운 엑센트로 인해 교포일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부류와


2. 적당히 유창한 영어 + 적당히 정확한 발음 + 적당히 자연스러운 액센트로 인해

외국인인 건 분명하지만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잘 모르겠다 하는 부류예요.


실제로는 1번과 2번 모두 꽤나 드물고요.





대부분 말하는 것을 조금 듣다보면 추측할 수는 있어요.



한국인들은 한국인 특유의 영어가 있어요.

여태까지 가게에 손님으로 오셨던 한국인분들을 전부 다 맞추었거든요!!

나름 백발백중이었어요 ㅎㅎ 모든 분들에게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았지만요.


보통 계산대에서 말하시는 걸 듣고 이야기 나눠보고싶으면

제가 계산을 받을 경우 "혹시 한국인이신가요??" 하고 영어로 물어봐요.

그러면 여태까지 물어봤던 모든 분들이 "네, 저는 한국인이에요. 당신도 한국인인가요??"

라고 영어로 되물어봤어요.

제 코워커도 신기해했어요 ㅋㅋ 수 많은 중국인 손님들을 놔두고 어떻게 한국인들만 알아보느냐구요 ㅋㅋ


그러고나서 한국어로 인사도 나누고 남은 계산도 한국어로 마저 하고 그랬고요.

물론 둘 중 어느 한 쪽이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교포라거나 하지 않을 경우에요.

영어보다 한국어가 편하고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고요.



중국인들도 중국인 특유의 영어발음이 있어요.

아마 중국어 발음 중 e의 발음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중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적에

당시 제 남자친구는 같은 대학교의 영문과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던 미국인이었어요.

어느 날은 저랑 같이 고래밥을 먹으면서 스펀지밥을 보다가

"나 오늘 강의 때 어떤 학생이 노-터 라고 말해서 한참을 못 알아들었어 ㅜㅜ" 라고 말해주었어요.

그 말을 듣고 가만 생각해보니 그 학생이 말한 건 note였는데, no-te라고 따로 끊어서 발음을 해서 그런거였고요.

그리고 뒤의 te는 特别에서 te를 읽는 것처럼 4성으로 읽었대요.

굳이 한국어로 쓰자면 "트어!"에 가까운 발음이랄까요. 하지만 걔도 중국어를 꽤나 잘 했던 부분 ㅋ

계속 ???? 이런 표정으로 되물으니 학생이 답답해서 중국어로 말해줘서 알아들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중국인들의 영어에는 성조가 섞여있는 경우도 있고,

특히 e가 포함된 단어를 중국어 방식으로 읽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like라는 단어를 라이-크어 이런 식으로 끊어서 읽는다든지요.





그리고 저는 사실 일본인의 영어에 대한 정보는 별로 갖고있지 않아요.

일단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아직까지 일본인 자체를 거의 못 보기도 했고,

제가 영어로 이야기를 오래 나눈 유일한 일본인은

영어권 체류경험이라고는 몇 년 전에 캐나다에서 딱 1년 살았던 게 전부임에도

거의 네이티브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에요.

한국어도 완전완전 짱 잘하고요.

게다가 한국에서 살았던 것마저 연세대 어학당을 10개월 다닌 게 전부이지만

한국에서 10년 쯤 산 사람처럼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에요.

어느 날 저와 기숙사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처음 제게 건넨 말이 완벽한 한국어 억양으로

"안녕하세요?? 제가 고구마를 좀 쪘는데 드실래요??" 였어요 ㅋㅋㅋㅋ 무슨 한국인인줄 ㅋㅋㅋㅋ


제가 일본어를 배웠었던 걸 알고나서는 가끔 일본어로 저에게 뭘 물어보면 저도 일본어로 대답했었는데,

제 일본어가 그 분의 한국어보다 많이 짧은 관계로 ㅋㅋ

주로 둘이서 이야기 할 땐 한국어를 썼고, 다른 미국인들과 같이 섞여있을 땐 영어만 썼어요.


언어쪽에는 아주아주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특이 케이스인 것 같아서

이 글에서 일본인의 대표로 언급을 할 대상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만난 일본인 표본이 너무 없기도 하구요. 여기서 살면서 거의 일본인을 보지 못 한지라,

사실 기울기로는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일 것이다 라는 가정을 하고서 말하는 것을 듣게돼요.

몇 초 듣다보면 보통은 알게되고요.


한국계 캐나다인, 중국계 캐나다인의 경우도 말 하는 걸 몇 마디 들어보면

완전히 캐네디언 영어를 하기 때문에 바로 아 외국인이 아니구나~ 하고 알게 되니 또 별로 어려움이 없고요.




그냥 그래요.


서로 영어 쓰다가 한국분인 걸 알게 되면 반가워서 한국어로 말하게 되는데

기분 나빠하는 분이 있지않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제 쪽에서 기분이 나쁜 경우도 있어요 ㅋㅋ

제가 한국인이란 걸 알았을 때 바로 말이 반말로 바뀌는 저보다 나이 많은 한국인 손님들도 종종 있었어요.

"스몰 커피 한 잔" 이렇게 말꼬리를 잘라먹는다든지 "설탕은 저기 있나??" 이렇게 아예 대놓고 반말하든지요.


저는 상대방의 나이가 어떻든간에 초면이거나 동의되지 않은 사이에서는 상호존대를 써야한다는 주의라서예요.

게다가 여긴 캐나다이므로 ㅋㅋ 성격이 못된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시박힌 존대를 쓰고요.

손님이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도 반말하면 제가 불리해요 ㅜㅜ 저 잘릴 수도 있고요 ㅜㅜ

그래서 다음번에는 영어로 바꿔말할까 싶어요.

영어로 말하면 옆집 어르신도 그냥 찰스고 마이클이고 하이 하우알유 이니까요 ㅋㅋ



이렇게 무례한 분이 아니라면, 서로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해요. 반가우니까요 :D

#영어 #외국어 #액센트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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