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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 지 보름이 되었는데, 그 사이 가전과 가구가 조금씩 늘었어요.

이전 집에서 없던 것 중 새로 생긴 것에는,


소파, 협탁, 신발장, 올인원프린터, 카펫 청소기,

그리고 오늘 또 짊어지고 사 온 것 중 큼지막한 것이

전자렌지와 토스터예요.


이전 집과 달리 이번 집에는 전자렌지와 디시워셔가 빌트인 되지 않은 곳이라.. 따로 사야 함 ㅜㅜ

제 첫 아파트에서도 전자렌지가 없었는데, 그 땐 잘 살았거든요.

근데 이전 집에서 전자렌지가 있어서 맨날 쓰며 살다보니.. 이젠 없으면 불편한 지경이 되었어요.

우리를 spoiled 함 :(


남은 밥은 얼려놓자!! 아 맞다.. 전자렌지 없지 이제..

초콜렛 파우더 넣고 우유를 데워 마시자!! 아 맞다.. 전자렌지....

이러다가 결국 불편해서 오늘 하나 사 옴 ㅋㅋ

전자렌지 + 토스터 + 일반 장 본 것들을 손에 들고 버스 타고 왔고요 ㅋㅋ 환승도 한 번 했어요 :)

그래도 TJ는 키가 크고 튼튼하니까 우리는 이상해보이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TJ는 얼마 전 모임에 갔다가 친구에게 얻어먹은 갈릭버터가 발린 토스트가 그렇게 맛있었대요.

그래서 벼르고 벼르다 오늘 슈퍼스토어에 가서 스틱형 갈릭버터를 사 왔어요 ㅋㅋㅋㅋ

(※ 스틱형 갈릭버터는 월마트보다 슈퍼스토어가 더 쌉니당-
일반가로도 더 싸고, 오늘은 월마트 할인가보다도 쌌어요.)

음.. 토스터는 확실히 있는 게 편해요.

후라이팬에 버터 두르고 빵 갖다대서 굽는 거 너무 귀찮음 ㅜㅜ


그리고 비빔면도 사 왔어요. 5개입 $4.18이라 짱이에요!!


오늘은 15일이라 페이 받는 날이었는데 ㅜㅜ 이번달 급여는 이렇게 또 스쳐지나가는군요 ;ㅅ;

보름동안 산 가구+가전이 그 기간동안 급여보다 더 비싸서 적자임 ㅋㅋㅋㅋ

그도 그럴 것이 소파 하나에서 이미 수십만원 지출 헤헤-


그래도 이것저것 필요한 내 것들이 생겨서 기분이 좋아요.

나중에 옮기려면 저번 이사보다 짐이 더 늘어나서 더 죽어날테니.... 이사를 안 가야겠어요 :)

지금 사는 집은 좋으니까 오래오래 살면 되겠죠 ㅋㅋ



집과 가전가구의 이야기가 나와서 이어지는 글이지만

저도 나이가 아홉수인지라 내년이면 ㄴ받침이 생기고 이제 관상도 보러 갈 수 있고

주위 친구들을 보면 많이들 결혼을 했거나 곧 하거든요.

그래서 집을 사는 일 또는 전세를 구하는 일, 집값을 위한 대출이며 혼수 등등 많은 이야기를 들어요.


들어보면 저는 지방 사람인데도 요즘 아파트들이 하나같이 억 소리가 여러 번 나게 비싸고,

혼수로 들어가는 가전과 가구도 몇 천만원에서 어떤 친구는 억 단위로 사 가기도 하고,

젊은 사람들이 월급을 아껴 모아서 어떻게 이 모든 걸 다 장만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지내면서 본 제 주변의 현지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많이들 결혼을 하던데,

제가 관심을 갖게 된 그 첫 시작은 2011년에 캐나다 나이로 19살이던 제 가까운 주변 지인이 결혼을 하면서

그 결혼식을 계기로 궁금증이 생겨서 계속 관심있게 지켜봐왔어요.


한국과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제가 느낀 건


먼저, 이른 나이에 결혼과 무관한 독립을 많이들 하는 것 같았어요.

부모님과 같은 도시에 살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부모님 집과 걸어서 10분거리에 살아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에는 대학교를 다니든 혹은 직장만 다니든

일을 하며 돈을 벌어서 따로 나와 사는 친구들이 많았고요.

그렇게 독립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물건들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하나씩 하나씩 사서 쓰다가

결혼할 때 필요한 것들은 그대로 가져가서 쓰고,

필요없는 것들은 처분하는 방식으로 가전가구를 해결하더라고요.

보통 아파트의 경우에 스토브와 오븐, 냉장고, 히터, 빌트인옷장, 빌트인수납장, 창고는 이미 다 갖추어져있고

전자렌지,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은 유무 여부가 아파트마다 다른 것 같아요.

아파트인데 "냉장고는 없어 니가 냉장고 사서 써" 이런 곳은 아직 못 본 듯..??

일반적으로 개인들이 따로 사는 것에는 침대, 책상, 의자, 식탁, 소파, 옷서랍장?? 정도가 될 것 같아요.


두번째로, 젊은 사람들 중에 아파트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요.

물론 집을 구입해서 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아파트에서 사는 젊은 부부들도 정말 많아요.

이 때의 아파트는 구매를 하는 대상이 아닌 렌트의 대상이고, 한국의 전세 개념 없이 월세로만 존재하고,

평수로 집을 나누어서 방의 개수가 많기보다는 침실1개, 침실2개 이런 식으로 분류되는지라

필요한 적당한 크기의 아파트에서 산다면 월세가 많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느 한 쪽이 큰 돈을 들여 집을 사는 게 아닌, 같이 살며 각자 수입에서 월세를 반씩 나누어서 내는.


위의 두 가지에서 집+가전+가구 문제가 해결이 되니 어린 나이에도 쉽게들 결혼을 하는 것 같았어요.


만약 부부 두 사람 중 한 명이 집을 산다면

그 엄청나게 비싼 집값을 들인 만큼 상대방에게도 비싼 혼수를 요구할테니

쩌는 냉장고와 쩌는 에어컨과 쩌는 전자렌지 쩌는 식탁과 쩌는 침대 등등을 사야해서

최고급 반짝거리는 새 가전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을 하게 되는 듯!!


물론 제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서 제가 잘못 알고있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어요.

한국에서 텅 빈 새 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안에 어떤 구성품이나 어떤 상태로 집을 고르는지도 잘 몰라요.

여기서는 냉장고가 어떤지, 에어컨은 어떤 방식으로 나오고 어디에 달려있는지, 집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스토브는 어떤지, 오븐의 크기는 어떤지,  거실과 방의 크기가 어떤지, 화장실은 어떤지

이런 걸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계약하면 되거든요.

모두들 1년단위로 계약을 하고, 살다가 안 맞다 싶으면 쉽게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 있고

자가를 사기 전까지의 아파트생활은 큰 부담없이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집을 사고나면 이제 내 집이 되는거니, 그 집을 팔기전까지는 내가 계속 살아야하는 곳이므로....

좀 더 신중히 고르게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저는 이제 웬만한 필요한 것들은 다 산 것 같아요.

처음 와서 침대 프레임도 없이 매트리스와 이불 베개만 사서 기어올라가서 자던 유학생 시절이 불과 2년 전인데

저도 틈틈이 계속 필요한 것들을 하나 하나 사와서 좀 저만의 둥지를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무슨 까마귀도 아니고 ㅋㅋ 사부작 사부작 기어나가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 둘씩 물어와서 대충 갖추어놓았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또 물어와야 할 것은 바로바로 차!!

오늘도 전자렌지 짊어지고 버스로 돌아오면서 '역시 사람은 트럭이 있어야 돼' 라는 생각을 백 번 하며 왔어요.

하지만 TJ는 "아니야, 역시 사람은 트럭을 가진 베프가 있어야 돼" 라고 정정해주었어요.

트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도 나가볼까봐요. 트사모..(?)


그리고 우리는 오늘 산 또 다른 물건 중 하나인 스테인리스 찜기에 만두를 쪄 먹었어요.

새로 늘어난 또 하나의 재산 스테인리스 찜기 :D

후후-

맨날 삶은 비빔면 물 뺄 때 쓰는 그물에다 만두 쪄 먹다가 처음으로 찜기에 쪄 먹으니 짱 편하진 않고 똑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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