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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쓸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은 쓰기로 했어요.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물어보신 분도 계시고,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그렇지만 글을 발행하지는 않고 일반 공개글로만 작성해둘게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건 또 뭔가 무서움 ㅜㅜ


이번 제너럴 시험 때는 사실 공부를 하지 않고 갔어요.

정확히는 글을 써보거나, 문제를 풀어보거나, 들어보거나, 말해보는 실전에 가까운 공부를 안 한 거지만요.

예전 아카데믹 때는 시험 전 열흘동안 벼락치기를 하고 갔는데, 첫 시험에서 7.0이 나왔어서

지금은 영어권 국가에 살고있고, 아카데믹보다 쉬운 제너럴인데 그래도 점수가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오만함이 60%....

재시험을 쳐야하면 어쩌지.. 지금이라도 공부를 하는 게 좋지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40%

결국 오만함 + 게으름이 합쳐져 공부를 안 한 채로 시험장에 들어가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이사 갈 집을 알아보던 일, 이사짐을 싸던 일, 이사트럭과 운전수를 구하던 일,

학비 환급 추가 서류 증명 요청문제와 쉬는 날 없는 근무 스케쥴이 모두 합쳐져서

시험 직전까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만한 여건이 아니었어요.


또 다른 이유로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지만요.

제가 예전 아카데믹 시험 때 열흘 동안 벼락치기를 하게 되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할게요.

그 열흘보다 더 이전에 제가 writing 연습을 해보려고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모의고사처럼 혼자 글을 써보던 때가 있었어요.

캠브릿지 책을 한 권 서점에서 사왔어서, 그 책 안에 있던 writing task 1의 문제를 읽고

빈 공책에다 제 답변을 써내려갔었는데요.

쓰는 동안 내내

'시험 때는 뭘 어떻게 쓰지?' '시간은 어떻게 조절해서 써야하지?' '지금 제대로 쓰고 있는게 맞나?' '이걸 써본다고 해서 같은 문제가 시험에 나올 리는 절대 없는건데. 결국 나올 확률이 0%인 문제에 대한 답을 쓰고있는거네'

이딴 생각만 하게 되면서 글을 쓰면 쓸 수록 더 불안해지고 초조해졌고요.

"이 글은 내가 이미 나의 최선을 다해 써놓은 글인데, 이걸 누가 읽어보고 첨삭을 해주지 않는 이상
나는 실제 시험장에서도 지금 이 글과 똑같은 수준의 글을 또 써낼 게 분명하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내린 결론

"지금 글을 써보는 연습을 아무리 한다고 한들, 이 문제는 내가 절대로 시험지에서 보게 될 리가 없으므로,
결국 지금 이 글들을 써보는 건 시간낭비이다.
이 쓸데없는 문제의 답에 대한 고민을 왜 지금 책상머리에서 하고 있는거야

가 되었어요.


저는 listening, reading, writing, speaking 네 가지 영역 중에서 writing 점수가 매번 가장 낮게 나왔으므로

제가 writing을 잘 해서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세요.

많은 분들께서 직접 글을 쓰고, 고쳐보고, 첨삭을 받으며 공부를 하시겠지만

혹시나 저처럼 글을 써볼 수록 초조함과 짜증만 늘어나고 집중이 안 되고 안 쓰느니만 못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이상 연습글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제가 공부한 방법을 공유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먼저 제 시험성적을 공개하자면, 아카데믹 시험 때의 writing은 6.0이었습니다. 전혀 높은 점수가 아니지만

task 1과 task 2 각각 두 번 정도씩 글을 써본 상태로 시험을 치러 갔고,

차트, 바, 등등과 같이 문제 유형이 나눠져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갔습니다.

task 1은 150단어 이상, 약 20분 소요. task 2는 250단어 이상, 약 40분 소요.

이 정도만 알고 갔고요.

실제 시험에서 task 2를 30단어 정도 부족한 220단어만 쓰고 제출했어요.

그리고 그 전에 집에서 혼자 task 1 예시문제에 대한 답을 써봤을 때 150단어 쓰는 데 1시간이 걸렸어요.

집중이 심하게 안 되어서 그랬었을거라 생각해요. 


제너럴 시험 때의 writing은 7.0이었습니다.

task 1이 편지유형이다 라는 건 알고 갔고, task 2는 아카데믹과 똑같다는 정도를 알고 갔어요.

실제 시험에서 task 1과 task 2 둘 다 요구하는 글자수를 넘겨서 써냈고요.



아카데믹 때는 네이버 카페 중 아이엘츠를 독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의 "아독사" 라는 곳에서

회원분들이 쓴 writing 답안을 첨삭매니저분께서 첨삭해주신 결과물만 계속 읽고갔었어요.

http://cafe.naver.com/ieltsdoksa

회원등급이 일정 이상으로 올라가면 첨삭 요청글을 올릴 수 있는데,

첨삭매니저분께서 답글을 달아주실 때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채점기준에서 뭐가 부족한지, 그래서 몇 점 쯤 되는 글인지

이런 것들을 상세하게 적어주시거든요.

제가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고 저는 소심하다보니 한 번도 첨삭요청글을 올린 적은 없어요.

하지만 열흘동안 다른 사람들이 첨삭받은 결과물을 계속 읽어보면서

단락을 어떻게 나누어서 써야하는지, 채점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것을 신경써야 하는지 등등을

혼자 계속 머리 속에서 정리하면서 읽었고요.

저는 글을 정말 똥으로 못 쓰는 무논리+오프토픽이 일상생활인 사람이기 때문에

writing 점수가 개똥망일 것을 가장 걱정했었지만.. 6.0으로 입학에 필요한 만큼 나와주었어요.


이번 제너럴 때는 시험 전날 밤 11시에 위의 아독사 카페에 가서 writing 팁을 마구잡이로 검색해서 읽다가

우연히 어떤 분이 댓글에 적어두신 사이트를 보게 되었어요.

사이먼이라는 이름을 가진 前 아이엘츠 시험관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였고요.

http://ielts-simon.com/ielts-help-and-english-pr/ielts-general-writing/

옆의 General writing 카테고리를 눌렀는데, 완전 신세계 ㅋㅋㅋㅋ

예시문제와 본인이 생각하는 9.0짜리 모범답안, 어디를 어떻게 신경써서 글을 쓸지 등등의 팁을

잘 정리해서 한 곳에 모아놓은 사이트였어요 ㅋㅋ

찬찬히 두 시간동안 모범답안과 팁을 읽어보면서 불렛 하나하나가 각각 단락을 차지해야한다는 것도 배우고,

맨 첫 단락에는 이 편지를 쓰게 된 이유를 돌직구로 써야한다는 것도 배우고,

Yours faithfully라는 고급진(ㅋㅋ?) 마무리 표현도 배우고, 날짜를 쓰지 않는다는 것도 배우고,

아무튼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험장에 갔으면 1점짜리 편지를 쓰고 웃고 뛰어나왔을 게 분명한 나를 구원해줌.

실제 시험에서도 Yours faithfully라고 야무지게 쓰고 나왔어요 ㅋㅋ 마치 원래 알던 것인 냥 ㅋㅋ


task 2는 따로 써보거나 팁을 읽어보거나 하진 않았고요.

혹시 task 2에 대한 내용도 읽어보실 분들은 위의 사이트 task 2 카테고리에 나와있으니 읽어보시면 돼요.

저의 예전 아카데믹 시험보다 이번 시험에서 나아진 점은, 글자수를 잘 맞춰 씀!!!!

아마 task 1이 제너럴 쪽이 더 쉽다보니 시간이 단축되어서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시험 때 단어수를 하나하나 세어봤었고요. 필요 단어수까지 세어보고 휴 넘었네 하고 더 세지는 않았어요.


아무튼 저처럼 글을 써보지않고 시험을 치르시려는 분들은

다른 사람의 첨삭 내용을 읽어보거나 모범답안 + 팁을 읽어보면서 글을 어떤 구성으로 쓸지를 미리 구상해보면

실제 시험 때 나름 생각의 준비가 좀 된 상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영역에 대한 덧붙이는 글을 쓰자면,

listening은 아카데믹 때는

응시자들에게 이메일로 아이디와 비번을 보내주는 시험 훑어보기 연습사이트에서 한 번 듣고 갔어요.

근데 열심히 들었는데

저는 영국 발음이 익숙하지 않고, 답 쓸 때도 walk와 work를 구별해서 듣지 못 해서 짜증내면서 포기함..

제너럴 때는 안 듣고 감. 영어권 국가에 살면서 영어를 매일 들으니, 이게 바로 리스닝 연습이지 하는 합리화로.

결과는 아카데믹 때보다 0.5 더 잘 나왔어요. 리스닝은 두 시험 구별이 없으니, 실력이 상승했다고 믿겠어요.


reading은 아카데믹 때는 캠브릿지 7 책의 리딩 문제를 풀어보았어요.

서점에서 저는 "나는 7.0 점수를 목표로 잡았으니 7 사면 되겠군" 하고서

캠브릿지 8, 9는 내 수준에 너무 오바다 하고 7을 샀더니, 숫자가 높을 수록 최신버전이라더군요 ㅋㅋ

굳이 최신판을 두고 구버전을 돈 주고 사옴 ㅎㅎ

근데 아카데믹 리딩 진짜 너무 미친듯이 어려워서 모든 줄에 모르는 단어가 세 개 이상씩 있고

책을 봐도봐도 너무 어려워서, 대충 문제가 지문의 흐름 순서대로 나오는가보구나 하는 것만 배웠어요.

현재는 캠브릿지 11이 최신버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험 전에 아독사 카페에서 False와 Not Given의 차이를 구별하는 법을 배우고 갔고요.


제너럴은 그냥 아무것도 안 읽고 감. 아카데믹보다 쉽다고 들어서..

그리고 한국인들은 주입식 영어교육으로 인해 리스닝과 리딩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니까요!!


speaking은 아카데믹 때도, 제너럴 때도, 모기목소리로 침 ㅜㅜ

항상 시험장 들어가기 전에는 큰 소리로 대답 쩌렁쩌렁 하고 와야지 하고 마음을 먹지만

막상 들어가면 바람 소리 하나 안 나는 고요한 시험실에, 나지막이 녹음기에 대고 말하는 시험관.

그 분위기에 압도가 되어서 저 혼자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ㅂ+" 이런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다만 한국에서 시험을 쳤던 아카데믹 때와 달리, 이번에는 캐나다에서 시험을 쳤다보니

매일 영어로 말하는 환경에 놓여있어서 그런지 좀 더 예전보다 편안하게 말을 한 것 같아요.

너무 무방비로 갔어서 단답으로 말을 끊어먹어서 시험관이 꽤 여러번 재질문으로 유도를 해주긴 했지만요 ㅜㅜ

"너는 모자 쓰는 것을 좋아하니??" "어?? 어...."

"어?? 음.... 왜 좋아하니??" "왜냐하면.. 모자가 머리 윗부분을 덮어줘서 얼굴이 작아보이니까.."

"너는 얼굴이 작아보이는 게 좋니??" "어.."

"얼굴이 작아보이는 게 왜 좋지??" "어?? 왜냐면.. 상대적으로 몸뚱이가 길어보일거 아냐.."

이런 대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보다 시험관이 말 더 많이 한 듯 ㅋㅋㅋㅋ

사실 스피킹 성적 나가리일 줄 알았는데 왜 7.5 나왔는지 저도 의문이고요....

아마 다른 응시자들이 말을 엄청나게 못 한 걸지도..

실제로 제가 시험을 친 고사장에서 함께 시험 쳤던 다른 응시자들 중 여럿은 영어가 많이 서툴렀요.

시험장에서 손목시계 착용 못 한다고 했는데, watch 안 된다니까 watch what? 이런 사람도 있고..

여권은 시험이 종료될 때까지 책상 귀퉁이에 있는 응시자 정보 종이 옆에 둬주세요 라고 했는데

이 말을 못 알아듣고 주머니에 여권을 주섬주섬 넣다가 경고받은 응시자도 있고..

그들의 녹음 파일 사이에 제 녹음 파일이 끼어서 채점되어졌다면, 상대적으로 돋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writing과 speaking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채점하는거라 절대적인 능력치가 아닐 것 같아서요.


시험은 언제나 머리가 아픈 것 같아요. 시험에 관한 생각만으로 배탈도 나게 할 수 있고요. 비용도 비싸요.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원하시는 결과를 꼭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결론:

글을 많이 쓰는 것이 힘들고 어렵고 스트레스가 되는 저같은 분이 계시다면

위의 방법처럼 다른 분들의 첨삭 결과물 또는 모범 답안의 글을 많이 읽어보시는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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