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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를 딱히 챙기지 않았었는데 캐나다에 와서는 더더욱 챙길 일이 많지 않아졌어요.


한국의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과 만나 같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놀러도 다녔는데

캐나다의 크리스마스는 모두들 가족과 함께 보내는지라..

이 때의 가족은 직계가족이기보다는 친척들이 다 같이 모이는 북적북적한 자리인지라,


저는 여기에 친척이 없는 대신

TJ와 주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위니펙에 와계시는 워홀러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제 슈퍼바이저는 크리스마스 쇼핑을 한 달 전인 11월 중순부터 시작했었지만..

저는 딱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흘려듣는 남들 이야기에 불과했어요.







올해 가장 먼저 받은 크리스마스의 무언가는


제가 일하는 카페의 단골손님인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에게서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예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름은 제리와 개리예요.


늘 주말 이른 아침에 오셔서 늘 마시는 정해진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를 사드시는 다정한 노부부예요.


"Gina & Staff" 라고 적힌 사장님과 직원들에게 전하는 크리스마스 카드 하나와

저에게 개인적으로 전하는 크리스마스 카드 하나 이렇게 총 두 개를 건네주더라구요.


겉봉투에는 KIA 라고 적혀있었어요.... 뜨든-!!

제 이름을 키아라고 생각하신 듯....


할머니는 늘 저를 "카야"라고 제대로 부르시는데

할아버지는 항상 "키아"와 "케이아"의 중간 어디쯤으로 부르시거든요.


저는 여태까지 할아버지가 제 이름인 Kaya에서 Kay와 A를 따로 읽어서 "케이아" 라고 읽으시는 줄 알았는데....

Kia라고 생각하신 듯....?! 할머니도 그럼 Ki와 A를 따로 읽어서 "카이아" 라고 읽으시는걸지도?!?!

할머니가 모든 말을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하시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카야가 아니라 카이아로 읽으신 것 같긴 하네요..


이미 1년반을 알아온 사이인데,,

매주 오실 때마다 한국 걱정도 해주시고

대통령 때문에 한국인들이 고생이라고 저보고 기운내라고도(?) 말씀해주시고

저조차도 생각하지 않고 살고있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얘기도 해주시고 ㅋㅋ

그런데 1년반이 지나 이제와서 이름을 정정해준다면 엄청 어색한 상황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또르르..


예쁜 크리스마스 카드와 10달러를 함께 넣어서 봉투에 담아 전해주셨어요.

다른 직원들은 모두 사장님과 함께 받았는데, 저만 따로 카드를 챙겨주셨단 사실에 무한감동!!!! T_T










그리고 두번째로는 슈퍼바이저인 Nancy에게서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진저브레드라떼 향의 바디크림, 핸드크림, 립밤, 팔찌 한 세트와

산타클로스 모양의 초코파이 같은 마시멜로 초콜렛바 하나를 

작은 피크닉용 백팩 안에 모두 담아서 포장해서 선물해주었어요.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가나슈 향의 립밤을 아직도 잘 쓰고 있어서

올해 받은 립밤은 아껴두어야겠어요. (향을 아직 확인하지 않았지만..?!)

가방도 살랑살랑 메고다니고 있고, 바디크림도 매일 바르고 있고, 핸드크림은 손이 건조한 TJ에게 주었고,

산타 초콜렛은 TJ가 먹고싶어해서 산타의 상반신을 잘라서 주었고 하반신은 제가 먹었고

팔찌는 안 들어가서 못 쓰고 있어요..

제가 손이 큰 편이라 개폐형 팔찌가 아니면 차기가 힘들다는.. 또르르.. ㅜㅠ









세번째는 사장님인 Gina에게서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이에요.


직원들 모두에게 어느 피자 레스토랑의 기프트카드를 크리스마스 카드에 담아주었어요.

사장님은 평생을 컴퓨터를 만지며 일을 하셨던 관계로, 글씨를 예쁘게 잘 못 쓰신다고 합니다 히히-


그리고 저에게만 나나이모 핫초코 파우더를 함께 선물로 주셨어요.


약 한 달쯤 전에 가게의 한정판 겨울 메뉴를 결정하면서 파우더 샘플을 여러 종류 사오셨는데,

이 나나이모 핫초콜렛은 별로 인기가 없었고 저 혼자만 맛있다고 했었거든요.

나나이모 자체가 코코넛과 초콜렛이 합쳐진 조합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았어요.

저는 코코넛 맛을 엄청 좋아해서 완전 제 스타일이라 반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별로더라구요.

그래서 투표에서 이겼던 캔디케인 핫초콜렛, 화이트 핫초콜렛 등의 메뉴만 현재 판매되고 있어요.


그 때 제가 나나이모 핫초콜렛이 맛있다고 말했던 걸 기억하셔서

이번에 저에게 선물하려고 조금 사왔다고 하셨어요. 히히-

집에 가져가서 크리스마스 때 TJ랑 함께 마시라고 하면서 주셨는데, 엄청 감동이었어요 :)








네번째는 TJ의 사촌여동생인 Jinny에게서 받은 토니로마스의 기프트카드예요.

가게에서 일 하고있는데 근처에 들렀다가 전해주러 왔어요 헤헤-

저와 TJ에게 각각 한 장씩 주고 가셨는데,

한가하던 가게가 갑자기 바빠져서 감사인사도 제대로 못 했었다는.... ㅜㅠ


사실 제가 매일 즐겨먹는 바나나 핫초콜렛을 만들어드리려고 했었는데.. 결국 못 만들어드렸지만요 ;ㅅ;


토니로마스는 제 코워커인 Kelsey가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이에요 ㅎㅎ

일주일에 두 번씩 꼭 간대요 ㅋㅋ

연말에 근무가 바쁜 Jinny씨라서 새해가 되고나서 연초에 함께 만나기로 했어요.

함께 레스토랑에 가든 집으로 초대를 드리든, 곧 만나서 이야기 많이 나눌 거예요!!♡


정말 저는 크리스마스에 따로 챙겨드릴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직접 와서 전해주고 가시고 ㅜㅠ 완전 감동이에요 :)))








마지막으로는 제 슈퍼바이저인 Nancy가 TJ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TJ가 평소에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Nancy도 알고있기 때문에

72가지의 요리 레시피가 들어있는 상자를 선물로 주었어요.

초등학생 시절 문방구에서 팔던 이것저것 담아둘 수 있는, 철로 만들어진 상자 같이 생겼고요.

이 레시피 상자를 열면 안에 저렇게 다양한 요리 이름과 사진, 각 장의 뒷면에는 재료와 레시피가 적혀있어요.






저는 기독교가 아닌지라,, 제가 보냈던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이른 낮에 TJ와 함께 친구들을 만나서 닭을 사먹고, 카페를 가서 커피를 사마시고 수다를 떨며 놀다가

영화관에 가서 영화 한 편을 보거나 오락실 또는 멀티룸에 가서 게임을 하거나 하고

저녁이 되면 술과 함께 닭을 사먹고

집에 가서 늦은 밤 가족과 함께 닭을 시켜먹으며 보냈었는데요.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선물을 주고받은 기억보다는.. 먹고 마시고 놀았던 기억이 더 많은데?!


캐나다에 와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많이 받게 되어서 즐거웠어요 :))))


이미 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모두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셨길 바라며!!

며칠 남지 않은 병신년 마무리도 잘 하시고, 따뜻하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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