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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Winnipeg

[344th] 손님에게 받은 선물

­­­ ­ 2017. 2. 28. 15:16



주말 아침, 혼자 가게 오픈을 하고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가족 손님이 가게에 찾아왔어요.

어린 여자 아이와 엄마 아빠.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이른 아침부터 각각 카페라떼 한 잔 씩 주문하시고

제가 음료를 만드는 잠깐 동안 아이는 테이블에 앉아

메고 온 가방에서 종이와 크레파스를 꺼내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음료를 만드느라 그림을 그리는 걸 보지는 못 했는데,

만든 카페라떼를 건네주는데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 딸이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대요" 하고 아이 엄마가 말을 했어요.

엄마 뒤에 숨어있던 아이가 쭈뼛쭈뼛 걸어나오더니, 저한테 그림을 선물로 줬어요.


예상하지 못 한 선물에 당황함과 기분 좋음이 함께 섞여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름까지 더해져

"우와 이거 정말 예쁘다!! 니가 그린거니?? 고마워~ 니가 오늘 나의 하루를 만들어주었네~"

하고 칭찬해주었더니 또 수줍게 엄마 뒤로 숨어서 인사를 하고 모두 가게를 나갔어요.


나비인지 잠자리인지 잘 몰라서, he인지 she인지도 잘 몰라서,

잘못 말하게 되면 혹시 원작가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 ㅋㅋ 구체적인 언급을 최대한 피한 칭찬을 해보았어요.


아마 더듬이와 날개의 무늬를 봐서는 잠자리보다는 나비를 그린 게 맞는 것 같아요.




선물 받은 나비 그림이 나의 하루를 만들었다면


나의 하루를 무너뜨린 또 다른 사진 한 장이 있어요.



바로바로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달걀 틀 통째로 떨어져 박살나버린 나의 달걀 12개입니다 ㅋㅋ

12개 짜리를 사와서 넣어둔거였는데.... 한 알도 먹어보지 못 하고 그대로 바닥에 다 깨졌어요 ㅋㅋ

달걀을 이렇게 왕창 깨뜨려서 버려본 게 처음이라 할 말을 잃고..

그 와중에 저기 혼자 동그랗게 노른자 모양을 꿋꿋이 유지하고 있는 하나를 보니 기특하면서 어이도 좀 없고 ㅋㅋ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좋은 일도 슬픈 일도 있어서 사는 게 재밌는 거겠죠 ㅋㅋㅋㅋ 내 달걀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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