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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카페에도 또라이가 한 명 있어요.
캐나다라고 해서 예외는 없음 ㅜㅠ
아주 제대로 또라이인 애가 한 명 있는데,
다행히도 제가 그 또라이보다 포지션이 높아서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고 다니고 있는 중이에요 ㅋㅋ
하려는 이야기는, 직장에 있는 우리 또라이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제 코워커 중에 작고 하얗고 금발에 파란 눈의 예쁜 아이가 있어요.
남자들에게 인기도 늘 많고요, 제가 알고있는 사귀었던 남자친구만 해도 벌써 여러 명이니까요.
오늘 주말이라 제가 가게를 오픈하고 이 친구가 한 시간 뒤에 출근했는데,
자기 자동차가 박살이 났다는 거예요.
"너 차 산 지 얼마 안 됐잖아?? 사고 났어??" 하고 물으니,
"아니, 누가 어제 밤에 내 차를 박살내놓고 갔어." 라고 대답했어요.
여기는 한국만큼 블랙박스가 흔하지 않아서, 혼자 속으로 '와.. 범인 잡으려면 고생 좀 하겠다' 싶었는데
"근데 누가 그랬는지 난 알아. 그래서 어떻게 해결을 할지 고민중이야" 라고 덧붙였어요.
누가 그랬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자기한테 굉장히 화가 난 사람의 소행이래요 ㅋㅋ
"너 같이 귀엽고 예쁘고 조그맣고 다람쥐 같은 애한테 차를 박살낼 만큼 화 날 사람이 누가 있어??" 했더니,
전 남자친구라네요 ㅋㅋㅋㅋ
게다가 그냥 전 남자친구도 아니고 전전전남자친구래요 ㅋㅋ
"Kaya.... 난 잘못한 게 없어 ㅜㅠ 걔랑은 무려 1년도 더 전에 헤어졌다고.." 하면서 이야기 들어볼래?? 하는데,
주말 아침이라 손님도 별로 없고 해서, 냉동고 문에 둘이 나란히 기대어서 대화를 했어요.
1년도 더 전에 헤어진 전전전 남자친구인데, 그동안 계속 문자를 보내왔대요.
"난 아직 니가 좋아" "우리 다시 만나자"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어??" "전화 좀 받아줘"
그러다가 어제 밤에는
"난 너를 너무 좋아해. 근데 너는 내 마음을 아프게 했지. 너를 부숴버릴거야. 두고봐" 라고 협박문자를 보내고
"너네 집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거고, 니 차도 부숴버릴거야 니가 이곳저곳에 돈 많이 내야하도록 만들거야"
"내 마음은 너로 가득 차있어. 근데 니가 내 마음을 아프게했지. 난 널 용서할 수가 없어. 잘 자 안녕"
이런 문자들을 보냈어요.... 내용을 잘 아는 이유는 이 코워커가 제게 문자 내용을 다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ㅋㅋ
(마지막에 친절한 잘 자 안녕은 뭐임........?! ㅋㅋㅋㅋ 미친 놈인 게 분명함 ㅋㅋㅋㅋ)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부모님과 다 함께 사는) 집 외벽에는 페인트볼이 터져서 페인트가 사방팔방에 얼룩덜룩 묻어있고
이 코워커의 자동차는 사이드미러 양 쪽이 다 부서져서 바닥에 나뒹굴고있고 (발로 찬 걸로 추정..ㅋㅋ)
타이어를 그어서 펑크를 내놨대요.
"이런 싸이코 새끼일 줄이야.... 난 그냥 헤어지자고 좋게 말한 것 밖에 없는데!!" 하길래
경찰에 신고하랬더니, 안 그래도 그러긴 할건데, 얘네 아버지가 경찰이야 라고 했어요 ㅋㅋㅋㅋ
근데 경찰 아들이 그렇게 멍청하게 증거로 잘 쓰라고 디테일한 범행 예고 문자를 보냈다니?? 하고 물으니
"I know right?? What kind of criminal is that?!" 하고 웃고 마네요 ㅋㅋ
이 때까지만 해도 우리 엄마한테 일러야지. 엄마랑 걔네 부모님한테 찾아가서 이번 일에 대해 말해봐야겠다 하고
이 코워커가 현남자친구에게 "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어.. 나도...." 라고 왔다고 했어요 ㅋㅋㅋㅋ 이 때부터 코워커 멘붕.... ㅋㅋㅋㅋ
나도라니?? 하고 다시 문자를 보냈는데, 현남자친구가 자신의 자동차 사진을 찍어 보냄.
사이드 미러 둘 다 날라가있고 타이어 펑크나있음 ㅋㅋㅋㅋ
코워커 화장실 들어가서 울고 불고.... 엄청 여리고 소심한 아기 다람쥐인데....
그러다 11시 쯤 그 다음 쉬프트로 출근한 직원이 마침 이 코워커의 언니였죠.
언니야,, 나 XX가 어제밤에 내 차 개 박살내고 우리 집도 페인트볼 던져서 개판 만들어놓고
나 지금 남자친구 자동차도 박살내놨대.... 하고 울먹울먹 말하니까
뭐?? XX라고?? 니 전전전남자친구 XX 걔?? 나 어제밤에 걔 길에서 만났는데?!?!
엄청 반갑게 인사하면서 나 한번 안아주고 안부 묻고 다음에 보자 하고 웃으면서 갈 길 갔는데?!
걔가 한 거 확실해?? 나 어제 걔 봤다니까?? 인사하고 안아주던데?? 어제밤인거 확실해?? 엄마도 알아??
하면서 걔네 언니도 멘붕 ㅋㅋㅋㅋ 얘도 또 멘붕 ㅋㅋㅋㅋ
뭐 이딴 싸이코가 다 있냐며.... 언니는 니 차 박살내러 가면서 나를 도대체 왜 안은거야 하고있고 ㅋㅋㅋㅋ
음,, 남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데미지는 자동차와 집에만 입어서 그냥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고있었지만,
만약 찾아와서 때렸다거나 흉기를 들고 위해를 가했더라면.. 하고 생각을 하니 무서웠어요.
이 코워커는 그 남자가 또라이인 줄 모르고 만났다고 했어요.
사귀다가 또라이인 걸 알게 되어서 그 즉시 헤어지자고 말한 거였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 쭉 문자나 전화나 직접 찾아오거나 하면서 귀찮은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결국 오늘 이 사단이 난거였죠.
문득 어느 기사에서 봤던 안전이별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어요.
물론 코워커는 가해자의 집으로 찾아가지도 말해주지도 않고 어머니와 곧바로 경찰서로 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