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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algary

CLBA 시험 치고 온 후기

­­­ ­ 2019. 1. 31. 11:05



어제 글에 썼던 CLBA 시험을 치고 왔어요.

어제 오후에 시험 예약을 하러 갔다가 급 하루뒤로 예약이 잡혀서

오늘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하고 시험을 치러 향했어요.


사족을 최대한 빼고 간단하게 후기를 써보도록 할게요. 그래도 글이 엄청 길 거예요 ㅠㅠ


저는 5분 지각을 했습니다 ㅋㅋ (시작부터!!)

평일 오전 출근시간이란 걸 잊고 있었어요.

집에서 출발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 나갔는데도 불구하고 5분 지각을 했습니다. ㅠㅠ


온갖 걱정 근심을 하면서, 급히 뛰어와서 숨차하는 척 하며 걸어갔는데, 막상 가보니까 5분 지각해도 아무 상관없었어요.

나 혼자만 8시반 시험 예약자가 아니라, 거기 8시반 시험을 치기 위해 도착한 사람이 적어도 스무 명은 넘었어요.

제 번호표가 36번이었거든요. 1번부터 시험을 쳤으면 제가 오늘 아침 시험치러 들어간 36번째 시험응시자였겠죠.

이미 시험 예약이 되어있다면 번호표를 뽑고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시면 돼요.


내 차례가 되면, PR카드를 가지고 접수 데스크로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전산에 간단한 정보를 등록한 뒤 다시 앉아있으면

잠시 뒤 다른 직원이 와서 제 이름을 부르고 오피스로 데려가서 이것저것 질문을 해요.

이 영어시험은 정부기관의 펀딩을 받기 때문에, 시험 응시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등록해서 보고해야한대요.


- 총 학업 기간이 어떻게 되냐 (제 경우 16년이었어요. 의무교육 12년 + 각종 대학과정 4년)

- 너의 국적은 무엇이냐 모국어는 무엇이냐

- 미혼이냐 기혼이냐

- 과거에 어떤 일 했었냐 (한국, 캐나다 모두)

- 현재 어느 학교 어느 학과 입학을 염두에 두고있냐

- 이름과 성,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주소를 알려줄 수 있냐

- 만약 네 영어시험결과가 바로 본과입학이 불가능한 레벨이라면, 영어수업을 들어야하는데
영어수업을 PT/FT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냐, 아침, 점심, 저녁 시간 중 어느 시간대 수업을 듣겠냐


그리고 시험이 끝나고 나면 채점된 시험 결과를 인정하겠다, 시험결과를 CIC와 공유하겠다는 항목에 서명을 하고

반대편에 있는 시험장소로 데려다줘요.

(시험결과를 인정하겠다는 곳에 서명을 함으로써 아이엘츠처럼 재채점을 요구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시험 장소에 들어가면 학원의 교실처럼 생겼는데요.

앞쪽에는 화이트보드와 교사용(?) 책상의자가 놓여있고

교실 안의 모든 자리는 하나씩 따로 떨어져서 책상 위에 번호가 매겨져있어요.

그리고 연필 한 자루, 조그만한 지우개 동가리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있어요.


벽을 바라보고 벽의 세 면을 따라 책상이 하나씩 놓여져있고

한 가운데 네 개 정도의 책상이 또 서로서로 떨어져서 덩그러니 놓여있어요.


저는 뒤쪽 벽 구석자리에 배정받아서 벽을 바라보고 앉아서 창밖을 구경하며 앉아있었어요.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가는 것도,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것도, C-train이 지나가는 것도 잘 보입니다 ㅎㅎ


먼저 입실한 다른 응시자들은 이미 앉아서 연필로 사각사각 뭔가 적고 있어요.

내 시험지는 언제 주나.... 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있는데

어떤 중년의 백인 여성분이 제 자리로 오셔서 따라나오라고 하셨어요.


영문도 모른채 졸졸 따라갔더니, 본인 오피스에 들어가서 리스닝+스피킹 시험을 친다고 했어요.


어제의 그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입니다!!!!


일대일 리스닝+스피킹 시험의 과정은 이렇습니다.


1.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보라그래서 제 소개를 했고,


2. 순서대로 나열된 12장 정도의 사진을 보여준 다음 사진 속의 인물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설명하라고 해요. 그럼 저는 설명하고요.


3. 그 다음 컴퓨터 모니터를 돌려서 짧은 비디오파일을 틀어준 다음 (한 번만 틀어줍니다)

그 비디오파일 안에서 있던 대화 내용에 대해 저에게 질문을 해요.

그러면 저는 그 내용을 잘 기억했다가 대답을 하면 됩니다.


4. 그 뒤 이번에는 어느 토크쇼에서 남녀패널이 의견을 주고받는 오디오파일을 틀어준 다음 (역시 한 번만 틀어줘요)

그 오디오파일에서 들었던 대화 내용에 대해 저에게 질문을 해요.

그러면 저는 이번에도 그 내용을 잘 기억했다가 대답을 하면 돼요.


5. 그리고 두 사람의 입장 중 어느 쪽 의견에 더 공감을 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물어봐서 대답을 했고요.


6. 토크쇼 대화가 좀 더 남아있어서, 남은 뒷부분을 더 들려주고 대화가 모두 끝난 뒤

뒷부분 대화에서 들었던 내용에 관한 질문을 하면

저는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을 하고 테스트가 종료됩니다.


이 1:1 시험에서 스피킹과 리스닝을 동시에 평가당합니다.

시험을 먼저 치고 오셨던 지인분께 "마치 기억력 테스트를 영어로 치는 것 같았다" 라는 후기담을 듣고 갔는데,

정말 기억력 테스트 같기도 했어요 ㅋㅋ


일반적으로 듣기시험은 문제지를 보면서 듣다가 답이 나오면 바로 체크를 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반면

이 CLBA 시험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정확하게는 모르는 채 대화내용을 집중해서 다 들은 다음

듣기가 모두 끝나고나서 무방비상태로 질문을 받으면, 들었던 대화내용을 떠올리며 대답해야하는거니까요.




그리고 자리로 돌아가서 쓰기 시험을 1시간동안 쳤어요.

감독관이 오더니 제 시험지를 주면서 연필을 세 자루 더 가져다주었어요. 총 네 자루나!!

쓰기는 총 4문제가 있어서 한 문제당 15분 정도 잡으면 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했어요.

시험지는 책자형태로 나오는데, 왼쪽페이지는 모두 문제에 관한 내용이에요.

디테일하게 특정한 상황이 설정되어있고, 그 상황을 잘 읽어본 다음 그에 맞춰서 답변을 써야해요.

오른쪽 페이지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다시 말해, 각 문제마다 종이 한 페이지 전체를 다 답안지로 쓰시는 거예요.


1. 새로 오픈한 쇼핑몰을 다녀온 뒤 쇼핑몰 소개글 + 후기담 + 추천 내용을 포함하는 짧은 기사 쓰기

2. 가상의 일자리 지원서 쓰기

3. 디너쇼에서 연설을 해준 사람에게 감사 + 피드백 + 요청 내용을 담은 편지 쓰기

4. 설문조사 결과지를 바탕으로 제품 판매율 예상에 대한 메모랜덤 작성


이렇게 네 문제였는데, 생각보다 써야할 내용이 많아서 당황했어요.

시간이 널널할 줄 알았는데, 시간에 쫓기면서 라이팅 시험을 마무리했고요.


그 다음 잠깐 화장실을 다녀올건지 물어본 뒤 화장실을 다녀오면

읽기 시험이 시작돼요.

리딩 시험도 1시간인데, 4개의 지문이 있고요.

첫 지문은 낮은 난이도로 시작해서 마지막 네 번째 지문은 조금 더 높은 난이도로 되어있어요.

짧게는 지문 당 4문제 정도부터 길게는 지문 하나에 10문제 가까이 걸려나와요.

리딩은 시간이 15분 정도 남았는데 그냥 제출했어요.


제출할 때 보니 시험장에 저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 ㅋㅋ

심지어 감독관도 없었는데 두리번거리고 있으니까 들어오셨어요 ㅋㅋㅋㅋ

아니 저를 너무 믿으시는 거 아닌지 ㅋㅋㅋㅋ 감독관 없이 시험 쳐본 건 처음이었어요 ㅋㅋ

응시자들은 다들 어디갔냐 물으니, CLBA 시험은 저 혼자 치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테스트를 친대요. (아마 CLBPT인 듯??)

CLBA가 훨씬 더 길다고 그래서 저혼자 오래 걸리는거라 하더라구요.


그 다음 타임 시험 대기자들이 또 한 20명 정도 밖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ㄷㄷㄷ

매일 굉장한 인원의 사람들이 시험을 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느낀 난이도는

리스닝 + 스피킹 : CLBA <<< 아이엘츠

리딩 : CLBA < 제너럴 아이엘츠 < 아카데믹 아이엘츠

라이팅 : 제너럴 아이엘츠 < CLBA < 아카데믹 아이엘츠


이랬어요.

라이팅은 문제가 어렵다기보다, 시간이 빠듯해서 어려웠어요.



그리고 특이하게도, 점수결과가 당일에 바로 나와요 ㅋㅋ

읽기까지 시험을 다 치고 나면 잠시 로비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는데,

10분 정도 지나니 리스닝+스피킹을 담당했던 분이 저를 불러서 다시 본인 오피스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리스닝+스피킹은 시험을 칠 때 앉은 자리에서 바로 평가지를 작성하고요.

라이팅 1시간 먼저 치고 답지 제출하면

그 다음 제가 리딩 푸는 1시간동안 심사관이 제 쓰기 답안을 채점하나봐요.

그리고 리딩까지 마무리하면, 리딩은 전부 객관식이라서 1분만에 채점 가능할테니

이렇게 빠른 시험결과가 바로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CLBA의 점수 등급은 1~8까지로 나누어져있어요.

가장 낮은 레벨이 1, 가장 높은 레벨이 8인데

저는 모두 8레벨을 받았어요.


근데 시험이 아카데믹 아이엘츠나 토플에 비해 훨씬 쉽고, 점수를 정말 정말 후하게 준다고 들어서,

All 8 성적을 받으신 분들도 엄청엄청 많이 계시더라고요!!

게다가 SAIT에 영어 과정 조건부 없이 바로 본과 입학이 가능한 점수가

CLBA each 8이라고 합니다 ㅋㅋㅋㅋ

그냥 네 영역 전부다 최고 레벨을 받아야 바로 본과 입학이 가능한거였어요 ㅋㅋ


아카데믹 아이엘츠를 쳤을 땐 학교들이 요구하는 점수보다 제 점수가 많이 남았었는데,

CLBA는 맥시멈 레벨을 요구하다보니 (그것도 each로!!)

한 영역이라도 삐꾸나면 오히려 제가 영어수업을 들어야하는 거였어요 ㅋㅋ


혹시 영주권을 받으신 이후에 컬리지 진학을 계획하시고 영어시험을 치셔야한다면,

아이엘츠나 토플 대신 이 CLBA 시험을 먼저 이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믿져야 본전이니까요!! All 8이 뜨면 그대로 컬리지 ㄱㄱ

혹시나 삐꾸나는 영역이 있다면 그 뒤에 아이엘츠를 쳐도 손해볼 건 없으니까요.

시험이 생각보다 쉽고 허술하고, 무엇보다도 시험비가 무료라는 큰 장점이 있으니까요!!

아이엘츠 솔직히 너무나도 비쌉니다 흙흙




성적표는 이렇게 수기로 작성을.... ㅋㅋ

받고 깜짝 놀랐어요 +_+


이 종이 갖고 세이트에 갖다내면 돼. 축하해~ 세이트에서의 즐거운 생활을 하길 바라!! 혹시 질문 있니??

어.. 이게 성적표 원본인거니??

응!! 카피도 내가 이미 떠놨어. 카피본은 이렇게 우리가 여기 보관한단다~ 이 오리지널 성적표를 잘 갖고있다가 학교에 갖다내렴


오리지널 성적표였음 ㅋㅋ



그리고 이렇게 디테일한 평가 리스트도 줘요.

저는 전치사와 관사를 잘 못 쓴다고 합니다 ㅠㅠ



아이엘츠를 칠 때마다 쓰기점수가 늘 구멍이라서 항상 궁금하긴 했었는데 ㅋㅋ

드디어 이렇게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전치사와 관사를 더 신경써서 기억하고 써야겠어요.

아무튼 이렇게 부족한 항목이 조금 있어도 8점을 받을 수 있나봐요 ㅋㅋ

영어수업을 들어야하는 시간을 아끼라고 배려해주신 걸지도요??

친절한 채점관 분이심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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