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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leved

수업 첫째주 (4일치) 후기

­­­ ­ 2019. 4. 26. 13:54



첫째주가 다 채워지기엔 아직 내일 하루가 더 남아있지만요.

월화수목 4일치 후기예요.

수업이 시작되고나서 좀 정신이 없어서 (잠이 너무 와서)

블로그를 이제야 들어오게 됐어요.

최근에 남겨주신 댓글들을 아직 못 읽었는데, 주말에 들어와서 읽을게요!!




1. 현재 선발된 수업의 정원은 나를 포함해서 16명.

신청자의 수는 100명이 갓 넘었고, 여러 선발 기준을 통해 최종적으로 16명을 뽑았음.

(프로그램 매니저는 탈락자들 중 몇 명에게서 엄청나게 공격적인 항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합니당.... ㄷㄷㄷ)

한국인은 또 나 혼자.. ㅠㅠ

중국 1명, 방글라데시 1명, 필리핀 1명, 나이지리아 2명, 캐나다(cree계 백인) 2명, 나머지는 전부 인도.


프로그램 매니저는 인도에서 출생 후 곧장 우간다로 이민을 갔다가 탄자니아에서 쭉 자라다가 캐나다인과 결혼한,

겉모습은 인도인이고, 정체성은 동아프리카인이고, 국적은 캐나다인 그런 사람임 ㅎㅎ

테크 계열 recruiter로도 몇 년째 활동 중임.

아, 그리고 et cetera 를 사랑하는 분이심.

살면서 책이나 문서에서 가끔 etc.로 적힌 걸 볼 뿐, 대화에서 말로 들은 적은 많지 않은데, 이 분은 할 때 항상 쓰심.


학생 16명 중 IT 계열에 종사한 적이 있는 사람이 총 5명, 그리고 근무경험은 없지만 대학교 컴공 전공자가 1명.

경력자 5명 중 1명은
프로그래머로서 11년의 경력이 있음
 + 가족을 간병하느라 최근 3년의 공백 +
 최신 스킬을 업데이트 하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

나머지 4명은 각자 본국에서 3~10년의 IT 계열 근무 경험이 있음.




2. 테크니컬 수업의 강사는 캘거리에서 나고 자란 현직 프로그래머(남자)임.

테크니컬 수업은 5월 6일부터 시작함.

그 전까지의 2주는 soft skills, 캐나다의 직장 문화에 관한 수업 +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진행함.




3. 학생들 16명 중 내가 세번째로 어림.

내 밑으로 나보다 어린 친구가 2명 더 있음.

그 둘은 모두 만 29세이고, 둘 다 기혼임 ㅋㅋ

사실, 전체 16명 중 15명이 기혼임 ㅋㅋ

신기하게도 프로그램 매니저는 수강생 선발 시에 나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함.

2차 선발자들을 인터뷰하기 전까지 아예 그들의 생년월일 정보를 열어보지 않았다고 했음.




4.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영어를 다들 ㅈㄴ 잘함 ㅜㅜ

캐나다에서 나고자란 캐나다인 2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나머지 13명은 모두 나와 같은 외국 국적의 이민자들인데 다들 영어를 너무너무 잘 함....

MITT에서는 30명 중에 내가 영어를 제일 잘 하는 학생이었는데

이 수업에서는 내가 영어를 제일 못 하는 거 같음 ㅜㅜ


성향 테스트 결과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앉아서 그룹의 성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보라는 활동을 하는데, 

한 명이 We talk the talk and walk the walk 라는 말을 함.

나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원 4명은 모두들 이 문장이 정말 마음에 든다며 다같이 격하게 동의를 함.

나혼자 속으로 '그게 무슨 말이지....' 하고 못 알아들음 ㅜㅜ

속으로 대충 유추만 할 수 있었을 뿐, 다른 친구들처럼 진심이 담긴 격한 동의를 할 수 없었음.

talk the talk : 유창하게 말하다, 바른 말을 하다

walk the walk : 행동으로 실천하다, 제대로 하다

우린 똑바로 말을 하고, 그걸 제대로 실천한다.

이런 뜻의 문장이었지만, 난 정확한 뜻을 몰랐지 ㅜㅜ

저 문장 속에는 내가 모르는 단어가 하나도 없음에도 전체 문장이 말하는 뜻은 알 수가 없는.... 

부족한 어휘력이 여실히 드러남....

교실이 워낙 오픈타입이기 때문에, 휴대폰을 쓰기가 쉽지 않음. 그래서 휴대폰 사전을 찾아보기도 힘든 구조.. ㅋㅋ


오늘 수업 중에는 "너네가 알고있는 jargon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는 주제가 나옴.

난 jargon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어봄!!

다른 친구들은 망설임 없이 서로 말하기 시작함.

난 한참을 조용히 다른 친구들이 열내며 쏟아내는 말들을 들어봄. Jargon이 뭔질 모르니까 ㅋㅋㅋㅋ

듣다보니까 유추가 가능했음. 아!! "은어"를 말하는거구나.

그 중에서도 (주로 직업과 관련된) 특정 집단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뜻하는 게 jargon이었음.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jargon이라는 단어를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친구들은 이미 그 뜻을 잘 알고있다는 사실이 많이 슬펐음.

어휘력 부족 ㅅㅂ ㅋㅋㅋㅋ 평소에 영어공부를 게을리 한 대가를 제대로 치르고있는 중임 ㅜㅜ

 

4일간의 수업시간 내내 이런 상황이 계속 되어서 문맥을 읽고 뜻을 유추하며 수업을 쫓아가느라 뇌가 피곤했음.

그래서 블로그를 쓸 여력이 없었음.




5. 인도 친구들과 나이지리아 친구들의 발음을 알아듣기가 너무너무 어려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음.... 집중을 하고 들어도 절반 가까이는 못 알아듣는 것 같음.

하지만 또, 나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다들 서로서로 잘 알아들음!! ㅋㅋㅋㅋ 대환장 파티 ㅋㅋㅋㅋ

가장 난감한 때는, 인도 친구가 끝낸 발표 내용에 대한 코멘트를 해야할 때

난 이 친구의 말을 경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가 하는 말을 절반도 못 알아들었음.

언제쯤 익숙해질런지.... 아니, 듣다보면 언젠가 익숙해지긴 하는건지.... ㅜㅜ

예를 들면, question을 자꾸 꼬션이라고 발음 함. 귀로 들은 다음 머릿속에서 한번 더 생각해야 question으로 번역이 됨.

근데 한 명이 아니라, 인도 출신 학생들 모두가 꼬션이라고 발음 함.

이건 하나의 예시였지만, 거의 대부분의 단어가 내 귀에는 익숙하지 않은 아주아주 강력한 액센트들을 담고있음.

MITT에서는 선생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하고 우리는 각자 자기 작업을 하면 되니까

학생들끼리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하필 2주간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하는 중이라서 다른 학생들의 말을 듣는 일이 너무 많음.

근데 나혼자 잘 못 알아들으니 이쯤되니 못 알아듣는 내가 문제인건가 혼란이 옴..

내가 뜻을 모르는 어휘들을 구사하는 그들의 높은 어휘력 +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의 강력한 액센트 + 매일 7시간
= 나의 멘탈은 조각이 나다못해 가루가 되어.... 

수업이 끝나면 모든 기를 다 빨리고 나오는 또 다른 이유임.

집으로 오는 CTrain 안에 앉아서 창문에 기대어 가만히 숨을 내쉬고 있으면

나의 뇌도 피곤에 찌들어서 머리 안에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르며 쉬고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토닥토닥....

못난 주인을 만나서 오늘도 고생했어.. ㅜㅜ




6. WhatsApp을 깔았음 ㅋㅋ

저를 제외한 나머지 15명은 이미 이 왓츠앱 계정을 가지고있는 왓츠앱 사용자들이었어요 ㅋㅋㅋㅋ

해외에서 다들 왓츠앱을 쓴다고 듣긴 했었는데, 진짜 유명한가봄.

위니펙에서 학교 다닐 땐 라인 + 문자, 일할 때는 페이스북 메신저 + 인스타그램 메신저 + 문자 이렇게만 썼었는데

이번엔 다들 왓츠앱을 쓴다고 하네요.

얘들아 다들 왓츠앱 있지??     - ㅇㅇ!!        - 그럼 내가 단톡방 만들게!!

나빼고 다 있었음 ㅋㅋ 카야 너도 얼른 깔아서 단톡방으로 와~ 하면서 지켜보는 앞에서 어플을 깔고.. 강제로 단톡방에 소환됨.

한국이었으면 이건 카톡 단톡방이었을텐데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ㅋㅋ

근데 왓츠앱 단톡방이 지금도 쉬지않고 울림.... 카톡이나 왓츠앱이나 ㅎㅎ




7. 첫째주 수업을 정리하자면

1일차 : 자기소개, 외부초청 강연자(1)의 강연 <캐나다의 직장문화, 여러 인종의 서로 다른 문화>

2일차 : 성향 테스트 (personality dimensions). 네 가지 색깔에 따라 유형이 분류되고, 또 외향적/내향적 성향으로 나누어짐.
기업 문화에서 각자의 색깔이 어떤 영향을 미치며, 상대의 색깔에 따라 어떤 점을 주의하여 대해야하는지.
+ 캐나다의 회사/기업에 입사를 하게되면 대부분 직원들은 자신의 컬러를 알고 있을거라 하셨음.

3일차 : 서로 다른 기업 내 직장 문화, 서로 다른 부서간 문화, 서로 다른 국가간, 인종간 문화.

4일차 : 효과적인 의사소통. 외부초청 강연자(2)의 강연 <첫인상의 중요성, 캐나다에서 봉사활동의 중요성>


그리고 5일차인 내일은 AI(인공지능)에 관한 debate가 예정되어있고, 외부초청 강연자(3)의 강연이 예정되어있음.


이번주가 끝나고 한 주가 더 지나면, 그 다음부터는 이제 본격적인 웹개발에 관련된 수업을 듣게 될 거예요.


4일치 근황이었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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