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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글입니다.
저를 위한 기록의 목적과
혹시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사례가 필요한 분들이 계실까 해서 작성하는 글입니다.
+) 이후의 결과를 여기 포스팅에도 조금 업데이트해드리자면,
정비소에서 차량을 수리한 금액 + 렌터카 이용료를 합쳐서 약 $5,000 이 나왔습니다 ㅎㅎ
그 중 저희가 부담한 금액은 디덕터블 금액 $500 이고, 나머지 $4,500 은 보험사에서 부담하여 수리를 잘 받고 claim도 closed 되었습니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TJ가 출근을 위해 도시락가방을 손에 쥐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어요.
저는 집에 혼자 있는데 잠시 뒤에 TJ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잠시 주차장으로 좀 내려와줄래요?? 우리 자동차가 털렸...."
잠옷 위에 후드집업을 대충 주워입고 내려가봤어요.
그리고 이런 광경을 마주하게 됩니당-
..............
..........................
일단 조수석 뒷자리 창문이 박살나있고....
바닥에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떨어져있고....
저 케이블은 휴대폰 연결할 때 쓰는 케이블인데 바닥에 떨어져있....
그리고 차량 내부.
앞좌석이고 뒷좌석이고 온갖 물건을 다 헤집어놓고 던져놓고 갔네여 이 ㅅㅂ넘들이..
유리창 깨진 파편이 의자 곳곳에 있고요.
차 안은 말 그대로 개판 오분전.... 롸....?!
일단 위에서 본 것처럼 뒷창문 하나가 이렇게 개박살이 났고
이 새끼들은 그보다 먼저 조수석 창문을 먼저 깨려고 시도한 듯 합니다.
조수석 창문에 저렇게 창문을 부수려고 시도한 흔적이 창문 가장자리를 따라 5군데가 있었어요.
근데 이 븅신들이 조수석 창문을 깨지를 못해서 결국 뒷자리 창문을 깨고 들어간건데
깔끔하게 한 장만 깼으면 창문 한 장만 갈면 되는걸 이렇게 조수석 창문 곳곳에 데미지만 내놓고 다른 창문을 깨서
결국 두 장을 다 갈아야하게 생겼습니다 ^ㅁ^ㅗ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 옆자리 차도 털려있고요.
출근하려고 내려왔다가 자신의 차량이 털린 걸 발견하고 두리번 거리는 사람들 몇,
또 우리 차 주변에 유리창이 박살난 채 내부가 난장판이 된 차들이 여럿.
최소 10대 이상은 털렸어요.
여기까지가 정신 차리고 파악한 현재의 상황.
이제 행동에 옮길 차례입니다.
머릿속에 정리한 수습 단계는
1. 경찰에 신고
2. 보험사에 신고할 지 여부를 결정한 후 신고
3. 차량 수리
이렇습니다.
제일 먼저 경찰의 non-emergency 번호로 전화를 해서 사건을 리포트합니다.
(인명 등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emergency 번호인 911로 바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캘거리의 non-emergency 경찰 번호는 403-266-1234 예요.
잘 듣고 너의 상황에 맞는 번호를 눌러라~ 하는
다소 듣기평가스러운 안내멘트가 나오는데 그냥 0번을 누르시면 바로 상담원과 통화를 연결해줍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콘도 지하주차장에 누군가 침입해서 제 차를 파손하고 물건을 훔쳐갔어요"
- 주변에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나요??
"없습니다"
- 그 외 신고자에게 다른 위협이 될만한 요인이 현재 주변에 있나요??
"없습니다"
- 주소를 불러주세요
"xxxx xx Street SE 입니다."
- 신고자의 이름과 성은 무엇인가요??
"제 이름은 Kaya이고 김씨입니다."
- 신고자의 생년월일은 언제인가요??
"1989년 2월 xx일입니다."
- 피해를 입은 차량의 번호는 무엇인가요??
"저희 차 번호는 XXX-XXXX 입니다."
- 차종과 색상은 무엇인가요??
"XX사의 XX이고, 검정색입니다."
- 경찰이 곧 출동할 예정입니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도난현장의 어떤 것도 손대지 마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 절차에 필요한 질문 몇 가지를 더 드리겠습니다. 최근 14일 이내 알버타 주를 벗어나서 여행한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심이 될 만한 증상이 있나요
"없습니다"
- 알겠습니다. 경찰이 출동하게되면 이 번호로 연락을 할 겁니다. 신고자분이 건물 안으로 들여보내주시면 됩니다.
"입구로 가서 기다리고 있을까요??"
- 도착까지 몇 분에서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전화를 기다리시다가 연락을 받으시는대로 나와주시면 됩니다.
롸....?! 몇 시간이여?? ㅇ_ㅇa??
아무리 위급상황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몇 시간이라니.... ㅎㅎ
그러던 중, TJ의 휴대폰으로 알림 하나가 옵니다.
MySpend TD 알림
"세븐일레븐에서 80불이 결제되었습니다. 오전 7시 15분."
데빗카드가 차 안의 앞좌석 수납공간 안에 들어있었나봐요.
지난주에 현금인출을 하느라 ATM에서 돈을 빼고
데빗카드를 그대로 차 안에 두었나본데,
이 새끼들이 그걸 가져가서 탭으로 결제를.... ㅎㅎ
곧바로 TD은행에 전화해서 데빗카드 사용 정지를 요청합니다.
카드는 사용이 정지되었고, 새 데빗카드 발급을 위해 가까운 TD은행으로 방문해달라는 요청에
그러겠다고 했어요.
주차장에서 30분 정도 주위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서성거리고 있다가
집에 들어가서 전화를 기다리자~ 라고 생각하고는
주변 사람들에게
"저희는 집에 가있으려는데, 연락처를 제게 알려주시면 경찰이 도착하는대로 전화드릴게요."
라고 말하고 연락처를 교환한 뒤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2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쯤
아까 연락처를 주고받은 사람 중 한 명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경찰 지금 여기 주차장에 와있는데, 그 쪽이 안 보여서 전화했어요. 집에 계시면 지금 내려올래요??"
읭,, 경찰에게서 전화받은 게 없는데?? 하고 내려가봤더니
정말 경찰차가 와있었어요.
경찰관에게 "아까 신고했던 사람인데요, 도착하면 전화를 주겠다하셨었는데요" 라고 말하니,
"아 경찰에 이미 신고를 하셨나요?? 저는 길에서 순찰을 돌다가 누군가가 저를 불러세워 도난현장이 있다고 와달라고 해서 왔어요"
라고 말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이거슨 마치 콜택시를 불렀는데, 2시간이 넘도록 오지를 않아서
손을 들어 지나가던 빈 택시를 잡아탄 격.... ㅎㅎ
그리고 이 경찰분이 제가 2시간 전에 신고한 건을 본인이 take over하겠다고 하고서는 조사를 해주었어요.
경찰관은 차 번호판을 확인했고, 도난현장 사진을 찍었고,
또 제 ID카드를 받아가서 사진을 찍은 뒤에
어떤 물건들이 도난을 당했는지 대략적으로 알고있냐고 묻길래,
겉으로 대충 보기에는 블랙박스와 트렁크에 있던 물건들을 도난당했고,
방금 사용알림이 와서 보니 데빗카드도 도난당했는데, 1회 사용 알림 이후 바로 정지시켜두었다.
경찰에 전화했을 때 아무것도 손대지 말라고 해서 자세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도난당한 물품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경찰관은 도난당한 데빗카드의 카드번호를 물었고,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서
도난 현장에 대한 확인과 기록을 본인이 방금 마쳤으니, 이제 차 안에서 들어가서 사라진 물품들을 확인해봐도 좋다.
사라진 물건들과 그 물건들의 가격, 차량에 입은 데미지 등을 자세히 알게되는대로 이메일로 보내주면
자신이 police investigation report를 작성해서 이메일로 곧장 보내주겠다.
이 report number를 보험사에 클레임할 때 같이 넣을 수 있다.
그리고 세븐일레븐 결제에 대한 건은
은행에 가서 해당 매장의 위치정보를 알아온 뒤 이메일에서 함께 알려주면 좋겠다.
위치정보를 받는대로 해당 매장에 가서 CCTV를 확인하겠다.
추후 더 업데이트 되는 피해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메일로 알려달라.
라고 이야기해주었어요.
차는 엉망인 상태로 잠시 놔두고
오전 9시반쯤, 집 근처 은행에 도착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네요-
은행 밖에서 30분을 어영부영 날리고는 은행 문을 열자마자 들어갔어요.
아침에 반달리즘을 당했는데 차 안에 있던 데빗카드를 도난당했다. 새 카드 발급이 필요하다.
그리고 데빗카드를 훔쳐간 사람들이 1회 사용을 했는데, 경찰에서 그 결제건이 어느 매장에서 있었는지 위치 정보를 요청했다.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텔러는 곧장 새 데빗카드부터 발급해주었고,
곧바로 카드가 도둑들에 의해 사용된 매장 위치정보를 프린트해주었어요.
그리고 이번달 결제내역서 역시 함께 뽑아주시며,
"여기 이 마지막 세븐일레븐 결제건 옆에는 _F 라고 붙어있는 게 보이시죠??
이 _F는 Flash 의 이니셜로, 비밀번호 입력 없이 탭으로 결제를 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결제건에 대한 금액은 곧 다시 계좌로 입금이 될 거예요"
라는 설명을 덧붙여주셨어요.
도둑넘의 새끼들이 세븐일레븐에서 사먹은 모이값 80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되었네요.
은행이 그 손해액을 떠안게 되어 미안합니다-
차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카드를 놔두고 다니지 않아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은행 업무를 마친 뒤 집에 와서 경찰에게 이메일을 작성했어요.
제 이름과 건물 주소, 차량 모델과 차량 번호,
차량에 입은 대미지, 그리고 도난당한 물건과 가격을 리스트로 쭉 적었어요.
그리고 은행에서 받아온 세븐일레븐의 위치 정보를 담은 서류를 함께 첨부해서 보냈어요.
이메일을 보내자마자, 어떤 모르는 번호에서 제게 전화가 옵니다.
원래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잘 안 받는 저이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고, 일이 일이니만큼 받아보기로 했어요.
받고보니 Rogers에서 걸려온 전화였어요. (휴대폰은 다른 회사 서비스를 쓰고있지만 신용카드를 Rogers 카드를 쓰고있어요)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Rogers입니다. 오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드셨나요??
"네???????? 제가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 오늘 새벽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드셨나요?? 맥도날드에서 결제 이력이 있어서요.
"아니요. 맥도날드에 간 적 없어요. 그런데 제 신용카드는 제가 잘 가지고 있는데요"
로저스 마스터카드는 제가 휴대폰 케이스에 늘 넣어다니는 카드거든요.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공동 사용자로 등록한 TJ의 신용카드가 도난당한 것....!!
그 카드의 메인 사용자가 제 이름으로 되어있어서 제 번호로 연락이 온 거였어요.
TJ의 로저스 카드는 혹시나 해서 발급은 해두었지만 발급 이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신용카드인데,
그 카드가 차 안에 함께 있었나봐요.
정말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어서 있는 줄도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거였어요.
얼른 신용카드 내역 조회를 해보니
새벽 5시 30분 맥도날드에서 60불 결제 승인
새벽 6시 18분 Shell 주유소에서 90불 결제 승인
아침 7시 23분 세븐일레븐에서 66불을 결제하려고 했으나 거절됨
이렇게 저희가 사용한 적이 없는 세 건의 이력이 남아있었어요.
"지금 사용 이력 조회를 해보니 맥도날드와 주유소, 그리고 세븐일레븐에서의 내역이 나오네요. 세 건 모두 저희가 아닙니다"
- 시스템이 이상 결제 패턴을 감지하여 세 번째 결제 요청은 승인되지 않았어요. 현재 카드는 사용 중지된 상태입니다.
"아침에 반달리즘 피해를 입었는데, 차 안에 카드가 있었나봐요. 도난당한 카드입니다. 해당 카드 사용을 영구적으로 중지시켜주세요"
- 알겠습니다. 결제가 승인된 두 건에 대해서는 내부 조사를 마친 뒤, 2 billing cycles 이내로 모두 환불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 새 카드는 다시 집으로 보내드릴게요. 비밀번호는 기존의 카드와 같은 비밀번호입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세 건의 결제가 이루어진 매장 정보를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경찰 리포트에 업데이트를 하려고 합니다."
- 네. 지금 매장 위치를 알려드릴게요.
이렇게 도난당한 신용카드에 대해서도 알게되고, 추가 정보를 조금 얻게 되었어요.
시간순으로 (결제가 거절된 건 포함) 네 건의 위치 정보를 확인해보니
이 사람들은 점점 싸우스로 도망치는 중이란 걸 알 수 있었어요 ㅋㅋ
기름값으로만 90불이 넘게 나올 정도이니
도주에 쓰인 차량이 2대이거나 혹은 연료를 많이 먹는 트럭을 타고다니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아무튼 경찰에게 다시 이메일로 업데이트를 했어요.
추가로 도난당한 신용카드가 한 장 더 있었고, 세 건의 사용 정보가 있다.
위치 정보와 시간대, 결제금액은 각각 이러이러하다.
도난당한 카드 번호 역시 가지고있지만, 그 카드는 현재 사용이 중지된 상태이다.
혹시나 해당 카드 번호가 필요하면 말해달라.
그리고 경찰관에게서 곧바로 답장이 와서, report number와 함께 카드 번호 역시 필요하니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었어요.
다음 액션은 보험사에 클레임할지 여부를 결정한 뒤 신고하기 입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하는 부분은
자동차 차체에 입은 대미지는 차량보험(vehicle insurance)에 해당이 되고,
차량 안에 있던 도난당한 물건들에 대한 배상은 집보험(residential insurance)에 해당이 된다는 점이에요.
차 안에 두었다가 잃어버린 것이지만 차량 그 자체 이외의 모든 물건들은 차보험이 아닌 집보험에서 해결하는 문제라고 하네요.
저희는 집보험을 가입할 때, 불이 나거나 홍수가 나거나 집 안 물건들을 다 털리거나 하는 경우만 생각하고 ㅜㅜ
TV, 노트북, 빔프로젝터나 스피커 이런 비싼 가격의 물건들이 털리는 상황 + 집 자체에 큰 피해를 입는 특수한 경우
라고만 여겨서 보험사에서 권장하는 옵션을 그대로 따라 가입했다보니 디덕터블(본인부담)이 1000불로 설정이 되어있었어요.
노트북 하나만 도난당해도 이미 3000~4000불은 날라가는 상황인데, 거기에 몇 개 더 날라가는 상황 쯤 되겠지 하고요.
근데 이렇게 차량 반달리즘에 대한 피해 역시 그 안의 물건들이 집보험에 포함이 되는거였고,
이번에 도난당한 물건들 값이 총 1000불에 살짝 못 미치므로,
클레임을 해봤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기에 물건들에 대한 보험 클레임은 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어요.
그 다음 이제 자동차 피해인데,
우리가 현재 가지고있는 자동차보험은
comprehensive 항목에서 "우리의 잘못이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피해를 입은" 오늘과 같은 반달리즘 피해에 해당되는 보상 플랜이
디덕터블(본인부담) 500불, 그리고 그 이상 발생하는 모든 수리비용은 보험사가 부담하는 플랜이라는 걸 확인했어요.
즉 수리비가 500불보다 더 적게 나오거나, 혹은 500불보다 약간 더 많이 나오는 정도라면
굳이 보험사에 클레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총 수리비용이 550불이 나온다면,
보험사에 클레임해봤자 500불을 우리가 부담할테고, 보험사에서는 50불만 내줄 테니까요.
그러고 보험 클레임 이력이 남으니 50불 아끼자고 클레임할 필요가 없는거겠죠.
그러니 먼저 우리가 입은 피해액이 얼마인지를 가늠해봐야 했어요.
일단 조수석과 그 뒷좌석 이렇게 창문 두 개 모두 교체를 해야하고요.
그 이외에 약간의 마이너 스크래치가 있어요.
스크래치는 일단 놔두고 메인이 되는 대미지가 창문 두 장인데 이 두 장 교체가격이 얼마나 될지를 예상해봐야겠습니다.
보험사에 전화하기 전,
차량을 구매했던 제조사 딜러쉽에 전화를 해서 창문 두 장 교체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견적을 받아봅니다.
장 당 $523 + tax 라고 하니, 두 장 교체비용에 $1046 + tax가 되겠군요.
녜- 500불을 한참 웃도는 금액이 예상되니 보험사에 클레임해봅시당-
저희차의 차량보험사인 TD insurance에 전화를 하고
아침에 일어난 vandalism 에 대한 리포트를 합니다.
내 보험 번호는 몇 번이고, 사건은 몇 시에 일어났고, 주소가 어디이고, 어떤 피해를 입었고, 경찰 리포트 번호는 이러하다.
추가로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사건을 조사한 경찰의 이름과 뱃지번호를 질문받았어요.
다행히도 이메일을 주고받은 내역이 있어서 경찰관의 이름을 알 수 있었고,
뱃지번호 역시 이메일에 포함되어있었으며, 이메일 주소에도 포함되어있었어요 (네 자리의 번호예요)
네 보험 클레임은 잘 접수가 되었고,
디덕터블 금액인 500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모두 우리 보험사가 부담할 것이다.
차량 수리를 맡겨야할텐데, 네가 가고싶은 어느 수리샵을 가도 괜찮고,
우리와 연계된 수리샵을 가도 괜찮다.
네가 원하는 외부 수리샵을 가게될 경우,
샵에서 수리금액 견적을 내면 우리가 그 견적서를 확인 후 조율, 승인이 되어야만 수리가 시작될 것이다.
우리와 연계된 샵에서 수리를 할 경우, 곧바로 수리가 시작될 수 있다.
TJ는 일단 당장 다음날 다시 출근을 해야했으므로
가급적 당일 수리를 맡기고 렌터카를 바로 받아올 수 있는 옵션을 위해
보험사에 연계된 곳에서 수리를 하기로 합니다.
집 가까운 auto center 주소를 알려주며 여기에 가면 되고,
렌터카 역시 함께 연계된 enterprise 렌트카에서 바로 차를 받아올 수 있을 것이다.
보험사와 수리샵, 그리고 렌터카회사까지 모두 같은 건물에 있으니 한번에 해결하면 된다.
곧 네 이메일로 보험 클레임 번호, 렌터카 이용 번호가 갈테니 도착해서 직원들에게 이메일만 보여주면 될 것이다.
네가 가진 차량보험에 렌터카 무료 이용 옵션이 이미 포함되어있으니
렌터카를 타는 동안 따로 이용비용은 발생하지 않고, 우리 보험사에서 모두 부담한다.
네가 타고다니는 동안 기름값만 네가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
또한 네 보험 플랜에는 렌터카에 대한 보험까지 이미 적용이 되어있으니
렌터카를 빌릴 때 직원은 렌터카 보험을 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겠지만, 넌 그 질문에 모두 필요없다고 대답하면 된다.
라는 안내를 해주었어요.
주소를 받아들고 차 안에 난장판이 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모두 집으로 가져온 뒤,
창문 한 장이 깨진 차를 끌고 전달받은 주소로 갔어요.
차를 건물 뒤편 수리샵 가라지 안에 맡기라고 해서 맡겼고,
같은 사무실 안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업체에서 기아차와 마쯔다차 중 어떤 걸 쓰겠냐고 묻길래
기아 한번 타보자!!!! 하고 기아차를 받아왔어요.
네가 필요없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우린 물어야해서.... 혹시 렌터카 보험을 들겠니?? 라고 물어서 들지않겠다고 말했고요.
차는 무려 빨간 색!! TJ가 무지 마음에 들어합니당 :)
그리고 저희 차는 수리가 되는대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고요.
수리가 완료된 차를 받아가는 날 500불에 대한 결제를 하면 된다고 했어요.
렌터카를 타고 TJ가 좋아하는 쌀국수를 먹으러 갑니다 ㅎㅎ
액땜 쌀국수 파티를 하려고요!!
한가득 시켜놓고 배터지게 먹었어요.
그리고서 흑당버블티도 사먹었어요. 이런 액땜한 날은 뭐든 일상탈출하는 날이지~ 하면서요 ㅎㅎ
렌터카는 TJ에게는 조그만해요.
작년에 저희가 차를 살 때의 이야기를 알고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TJ는 웬만한 자동차를 탔을 때 좌석을 제일 아래로 내리고도 천장에 머리가 닿아서
헤드룸이 높은 차를 찾느라 애를 먹은 전적이 있더랬죠.
이번에 받아온 렌터카 역시 천장에 머리가 닿기 때문에
머리가 안 닿게 하려면 시트를 최대한 뒤로 눕혀 운전을 해야해서 누워서 운전하는 모양새가 되어..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네요.
핸들도 양 무릎 사이에 끼운 채로 운전을 하고있습니당 ㅎㅎ
그 이후로는 평화로운 날이에요.
차는 수리되고 있을테고,
저희는 렌터카를 타고 다니는 중이고,
범인은 경찰이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을테고,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사야하는 씁쓸함만 빼면요 ㅋㅋ
기아차는 뭔가 옵션이 짱이에요!!
스크린에 언어 설정에서 한국어로 설정을 하면 세상 친절한 한국어 안내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 마음이 편하고요.
무선충전 옵션이 있어서 무선충전자리에 휴대폰을 올려두면 저절로 충전이 되고요.
우리 차에는 필요없다고 넣지않았던 핸들 데우기 옵션이 있고요 (지금은 여름이라 쓸 일이 아예 없지만요 ㅎㅎ)
또 문루프의 크기가 우리 차 보다 더 커서 열리는 면적이 훨씬 더 넓고요.
뭐 그 정도인 것 같아요.
휴대폰 무선충전 옵션이 제일 갖고싶음!!
다음번에 우리 TJ가 애정하는 기아의 탈룰라를 사게되면 무선충전 옵션을 꼭 챙겨넣어야겠습니당-
이번 일을 겪으며 느낀 점
- 경찰은 emergency가 아니라면 몇 시간이 걸리도록 오지 않는다.
- TD은행에 카드 사용 정지를 위해 전화를 하면, 별별 쓰잘데기 없는 ARS 안내멘트를 길게도 읊어댄다.
카드 분실로 인한 사용 정지는 아주 급한 사안 아닌가요.
"온라인을 통해 XX를 신청할 수 있고~ 어쩌구저쩌구~" 따위의 안내멘트를 다 듣고있을 만한 이유가 없는 상황일텐데요.
머리가 장식인 게 아니라면 좀 쓰고 삽시다 TD님들.
카드 분실 신고 같은 옵션은 누르자마자 다이렉트로 상담원 연결이 필요한 몇 안되는 긴박한 상황들 중 하나라고요.
게다가 은행측에서 분실 이후 사용된 결제금액에 대한 변제를 모두 해준다고 말을 하니
안내멘트 듣느라 신고가 1초가 더 늦어져서 더 사용된 금액은 모두 당신네들 은행이 부담하게 되는 거 아닌가요.
답답해서 속이 터짐 ㅎㅎ
- 차 안에는 어떤 것도 놔두고 다니지 말자. 탈 때 필요한 것들을 가져갔다가 집에 올 때 싸그리 다 챙겨오자.
- 지하주차장이 꼭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지하주차장 문을 열기위한 리모콘이 따로 있지만, 문제는 사람이 건물 안으로 들어온 뒤 주차장까지 쉽게 갈 수 있다는 점.
예를 들어, 건물 입구에서 어떤 입주민이 들어갈 때 도둑넘이 뒤따라 들어가면, 앞의 입주민은 친절하게 문을 잡아주겠죠.
그렇게 손쉽게 건물 안으로 침입하는 데 성공한 도둑은 이제 계단을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들 안을 들여다본 뒤, 차 안에 리모콘을 두고 있는 차를 발견하면
곧장 창문을 깨서 리모콘 하나를 훔친 뒤, 지하주차장 입구를 열어 공범의 차량을 안으로 들여보내줍니다.
그 뒤로는 뭐 일사천리.... 창문을 깨서 가져가고싶은 물건들만 골라 가져가면 되는거겠죠.
새벽 2시~4시 사이의 일이라고 하는데, 그 시간에 다들 잠을 자고 있을테니까요. 지하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죠.
저희도 앞좌석 수납칸 안에 리모콘을 넣어두고 다녔어요. 뚜껑을 열어야하는 곳에 두었기 때문에 차 밖에서 알 수는 없었겠지만요.
도둑들이 차 안을 뒤지면서 이 수납공간도 열어서 그 안에 있던 카드를 가져갈 때,
이미 본인들에게 리모콘이 하나가 있어서인지, 저희 리모컨은 뒷좌석에 내팽겨쳐두었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래도 제일 처음 누군가의 리모콘은 털린 셈이니까요.
- 24시간 시큐리티가 있는지 여부는 정말 중요하다.
꼭 순찰을 돌지 않더라도, CCTV만 지켜보며 앉아있고 가~끔씩만 순찰을 돌아도 이런 범죄가 그나마 덜 일어날테죠.
- 분실/도난당한 카드에서 사용된 금액은 모두 보상해준다. 참 고마운 부분이에요.
- Tap으로 사용하는 기능은 은행 혹은 카드사에 요청해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그러면 누군가 내 카드를 훔쳐갔더라도, 탭기능이 없으니 비밀번호를 모르면 어느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가 없게되는거겠죠.
온라인 결제는 여전히 가능하겠지만요.
- 신용카드회사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어떻게 우리가 사용하지 않은 결제건이란 것을 알았는지 물어보았는데, 직원에게서 들은 대답은
사용 이력이 없던 카드 + 너무 이른 시간에 맥도날드에서 너무 처먹음 에서 이미 알림 신호가 들어왔고,
두번째 주유소에서 제법 큰 금액을 결제하려했던 것에서 경고가 떠서
세번째 결제 요청은 승인을 내리지않고 시스템이 알아서 일단 카드를 잠가버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스템에 의해 카드가 잠긴 것에 대한 보고를 직원이 받은 뒤에
카드 사용자와 통화 후 본인의 활동인 것이 확인이 되면 직원이 수동으로 카드를 다시 활성화시켜주는 게 절차라고 하는데,
저와의 통화에서 제가 도난카드라고 말을 했으니, 그대로 카드를 폐기시킨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