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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캐나다에 살면서
패밀리 닥터를 따로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고 있었어요.
한국에서부터 병원에 별로 가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뭐랄까.. 잘 가지도 않을 병원인데 의사를 알아보는 일 자체가 번거롭기도 했고,
가끔 필요하면 워크인을 가면 되니까
이런 귀찮은 일들은 멋지고 책임감 넘치는 미래의 나에게 일임하도록 하자-
하는 생각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얼마 전에야 슬슬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제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보니,
일반적인 비즈니스 아워에만 운영하는 곳에 전화를 걸기에 좀 더 자유로운 편인지라
이런 전화업무는 출퇴근을 해야 하는 TJ보다는 주로 제가 맡아서 하고 있어요.
우선 새로운 환자를 받습니다- 라고 홈페이지에 공지된 의사들을 찾아봐야 해요.
각 병원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적혀있는 경우도 있고요,
병원 홈페이지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는 건 좀 귀찮으니까
저는 그냥 아래 웹사이트에서 찾았어요.
지도를 보면서 병원의 위치를 먼저 알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병원들을 위주로 알아봤어요.
https://albertafindadoctor.ca/find-a-doc/map
Map Search | Alberta Find a Doctor
Find the Right Care We want to ensure you and your family find the care you need. Please enter your email address and we will follow up with you in a couple weeks.
albertafindadoctor.ca
특정 성별의 패밀리 닥터를 원하거나,
특정 언어를 쓰는 패밀리 닥터를 원한다면
검색할 때 필터링을 해서 찾으면 돼요.
저는 여성 의사였으면 했고, 언어는 그냥 영어로 선택했어요.
집 근처에 있는 병원들 중에 새 환자를 받는 여성 의사들을 리스트로 만들어놓고,
구글에서 평점을 검색해서 여러 환자들의 리뷰들을 읽으며 조금 추린 다음,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주르륵 전화를 돌렸어요. (여기서 제 우선순위는 집에서 가까운 순서.... ㅎㅎ)
근데 홈페이지에 새 환자를 받습니다!! 라고 나와있는 의사들 중에서도
정작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해보면
"현재는 더 이상 새 환자를 받지 않아요~"
"대기 리스트에 올려드릴게요~ 7월 중으로 아마 연락이 갈 거예요~"
이렇게 더 이상 환자를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곳이 많았어요.
병원에서 개별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게 아닌,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중앙에서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라 그런지
의사들의 바뀐 상황이 바로바로 반영되지 않는 거 같더라고요.
게다가 평일 중 월화수목 이렇게 근무하는 TJ가 출퇴근을 하면서 차를 가져가기 때문에,
금요일에 근무를 하는 의사를 우선적으로 찾았어요.
의사들마다 병원 스케줄이 조금씩 다른 경우들이 있어서
소속된 의사들이 각각 어떤 요일에 근무를 하는지 병원 홈페이지에 공지를 해두는 곳들도 있었거든요.
TJ는 금요일에 일을 아예 하지 않으니 병원 방문 등을 위해 굳이 day off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고,
저는 근무 스케줄을 좀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편이라 어느 날이든 괜찮으니까
우리는 혹시나 병원을 가야 한다면 그건 금요일로 하자- 라고 정했어요.
저희는 집에서 차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병원을 골랐어요.
여자 의사 선생님이고,
흔치 않게 별점이 높은 편인 병원이에요.
문의할 게 있어서 두 번 전화를 걸었는데
두 번 모두 리셉셔니스트가 아주 빠르게 전화를 받았고,
대기를 오래 하지도 않았으며, 문의한 내용들이 두 번 모두 빠르게 처리가 잘 되어서
전화 문의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어요.
사실 여기는 제가 전화를 해본 많은 병원들 중에 전화를 아주 빠르게 받은 세 곳 중 한 곳이었어요.
첫 번째 병원은 전화는 빨리 받았지만 제가 문의했던 일의 처리를 너무 엉망진창으로 해서 제외했고,
두 번째 병원도 전화응대가 괜찮았지만 저희가 지정하려고 했던 의사가 금요일에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외했고,
세 번째 병원이 저희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병원이에요.
전화 문의에 이렇게 많은 점수를 준 이유는요.
의사와 병원을 고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리뷰들을 읽었을 때,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았던 불만이 바로
"병원에 예약을 잡으려고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전화를 받지 않아서 결국 패밀리 닥터를 두고 다른 워크인을 가야 했다" 등등
병원으로의 전화 연결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에요.
다가오는 금요일에 첫 번째 방문을 하고 패밀리 닥터를 만나게 될 예정이에요.
사실 단기 체류라면 워크인을 가도 별 상관은 없긴 하지만,
어차피 캐나다에서 계속 살 예정인 장기 체류자라면
미리 패밀리 닥터를 구해놓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첫 방문에는 뭘 하고 오게 될까요??
별 다른 검사는 안하고 잘 부탁해 하고 인사만 하고 오는 걸까요??
저는 주사를 많이 무서워하는데 말이에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