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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저희의 이사 시즌이에요.

캐나다에서의 여덟 번째 집으로의 이사예요.

 

지난달 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무브아웃 노티스를 주러 갔었는데

노티스를 주면서 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직원이 저에게 "아쉽다~ 너네가 좀 더 살면 좋을 텐데~" 하며 이사 이유를 궁금해하길래

어떤 이유로 이사를 나가기로 결정했는지 알려줬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제가 말한 이유에 대한 아파트 전체 설문조사서가 집집마다 배달되었어요 ㅎㅎ

 

코멘트란도 두 줄 있길래

두 줄로는 택도 없지 하고

새 종이에 한 장 가득 적어서 설문조사서 뒤에 스테이플러로 찍어서 갖다 줌 ㅋㅋㅋㅋ

 

 

새 집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비슷한 조건의 집들이 1년 전에 비해 월 400불 이상 렌트비가 올랐더라고요 ㅎㅎ

 

집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렌트로 많이 몰림 + 렌트 돌리는 집주인들의 모기지 이자가 올라서 그들의 상환 금액도 오름

이 둘이 합쳐져서 렌트비가 아주 쭈룩죽죽죽죽 오르는 중.... ㅠㅠ

어쩌겠나요 그래도 우리는 이사는 가야 하는 상황이니 ;ㅅ;

 

 

남편의 직장이 캘거리 북쪽 외곽에 있어서

우리는 여전히 North 지역 안에서만 집을 고를 수 있었어요.

 

그중 North East 지역은 가고 싶지 않아서 통째로 빼버렸다 보니

NW 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중에서도 in-suite laundry 옵션을 찾다 보니

코인세탁 또는 카드세탁을 하는 공용 세탁실을 가진 많은 아파트들이 제외되었고

몇 남지 않은 NW 지역 콘도들 중

1. 우리 예산을 넘지 않으면서

2. 집이 너무 심하게 좁지는 않은
(2베드, 800 square feet 이상의 넓이)

그런 집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중 우리와 이사 날짜가 또 맞는 집이어야 했는데

즉시 입주 가능 집들은 보통 11월 중으로 들어올 세입자를 원했고

또 몇몇 집들은 12월 15일 또는 1월 1일 입주인 렌트 매물들이어서 불가능.

 

 

결국 실제로 뷰잉을 잡은 집은 총 여섯 집이었고,

그중 네 집에 뷰잉을 갔으며

그중 한 집과 계약을 했어요.

 

그리고 계약서를 받아서 서명하자마자

이번 주에 가기로 예약되어있던 남은 뷰잉 두 집은 바로 취소를 했어요.

남아있던 두 집은 앞서 뷰잉 갔던 집들보다는 위치가 덜 마음에 드는 동네여서

아무런 아쉬움 없이 그냥 취소했어요.

 

 

보고 왔던 네 집은 모두 렌트비가 같은 금액이었어요.

왜냐하면 네 집 모두 렌트비가 저희가 생각한 예산의 상한 금액이었거든요 ㅋㅋㅋ큐ㅠㅠㅠ

그리고 네 집 모두

in-suite laundry / 2 bed + den, 2 bath / 지하주차장의 지정 한 자리까지 렌트비에 포함.

TJ의 경우 지금 살고있는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출퇴근 편도 시간보다 약 10분 이상 단축됨.

 

 


첫 번째 집

위치도 괜찮고 집 자체가 엄청 나쁘진 않았는데요.

거실과 주방, 화장실에는 카펫이 없었고, 방과 덴에는 모두 카펫이 있었어요.

카펫은 뭐.. 가급적 없으면 좋겠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게 우린 카펫 청소기도 있고 스팀 청소기도 있어서 ㅎㅎ

뷰잉하면서 혹시 이웃 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거나 집 안으로 냄새가 자주 들어오냐고 물으니

집주인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ㅎㅎ

다행스럽게도 기존 세입자가 조금 눈치가 없어서 우리의 대화를 듣더니

아 그러고 보니?! 바로 옆에 담배를 늘 피우는 이웃이 있긴 하다고 말해줌 ㅋㅋㅋㅋ

늘 담배를 피우는 이웃이란 걸 알 정도면 냄새가 꽤 많이 들어오나 보다.. 하고 생각이 들어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이 집을 제외했음.

+ 렌트 광고에는 적혀있지 않았던 이사 시 엘리베이터 예약 비용 400불의 존재를

뷰잉이 다 끝나고 집에 가기 직전에 알려줌.... ㅂㄷㅂㄷ

이사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모두 세입자가 돈을 지불하고 엘베를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니

적은 돈도 아니고.... 엘베 예약 비용을 12로 나눠서 렌트비에 더하면 그만큼 렌트비가 훅 뛰는 셈.

게다가 엘베 예약 비용도 다른 곳들에 비해 훨씬 더 비쌈 -_-

 

엘베가 여러 대인 건물은 예약 비용이 아예 없는 곳들도 있고,

또 이렇게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이게 돈에 관련된 문제이다 보니 많은 집들이 미리 엘베 예약 비용을 렌트 광고글에 밝히고 있고,

이사 들어갈 때와 나갈 때 이렇게 두 번 중 한 번은 집주인이 비용을 부담해주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에

이 집의 경우는 다른 곳보다 더 비싼 엘베 예약 비용의 존재를 뷰잉이 다 끝나고 집에 가기 직전에서야 알려준 게 좀 빡쳤음 ㅋㅋ

 

어차피 담배 냄새 때문에 ㄴㄴ야 했던 집이었는데 엘베 예약금 두 번도 추가되어 그냥 이 집은 버림 ㅎㅎ

 

 


두 번째 집은 여러 가지로 괜찮았어요.

집도 넓은 편이고, 집 안 모든 곳의 바닥이 하드우드였고,

약간의 단차가 있는 1층 집이었고, (이사 시 엘베 이용 필요 없음)

막다른 길 쪽에 있는 건물이라 조용하기도 해 보였고,

주변에 적당한 상권도 있고요.

가능하면 이 집으로 계약을 하려고 생각을 했는데

기존 세입자가 12월 1일에 나간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열쇠는 빨라도 12월 2일에 준다 함 ㅋㅋㅋㅋ 2일 아니면 3일 ㅋㅋㅋㅋ

 

기존 세입자와의 계약이 월말까지인데 세입자가 미리부터 짐을 좀 늦게 빼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하고

이미 집주인이 그러라고 쿨하게 승낙까지 해버려서

이사 날짜 조정이 불가능하다네요 ㅋㅋㅋㅋ

 

아니 애초에 처음 내가 연락했을 때

우리는 11월 말에는 들어갈 수 있는 집을 찾고있다고 이미 밝혔자나여 ㅋㅋㅋㅋ

그때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왜 이제 와서?!

 

 

참고로 알버타 세입자 법에 적힌 내용대로라면

기존에 살고 있는 세입자는 집주인과 별도의 합의가 없는 경우에

계약이 종료되는 날짜의 정오까지 이사를 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계약으로 1월 1일~ 12월 31일 이렇게 계약이라면

12월 31일 낮 12시까지 모든 짐을 다 빼고 이사를 나가야 해요.

법이 그러함.

물론 더 늦게 나가겠다고 집주인과 합의가 된 상황이라면 늦게 나가도 상관없고요.

별도의 합의가 없다면 계약 종료일 낮 12시까지가 법임.

그래서 많은 집들이 최소한 말일 정오부터는 집이 비게 되기 때문에

늦어도 계약 시작일 전날 저녁에는 새 세입자들이 미리 짐을 옮겨놓을 수 있게끔 해주고요.

그러니까 저 세입자도 집주인과 따로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11월 30일 정오에는 짐을 다 빼고 이사를 나가야 했겠죠.

보통 1일 입주를 알아보면 나도 그렇고 저 세입자도 아무리 늦어도 전날 정오 전에는 나갈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알아보는데

이 집은 광고에는 1일 입주라 써놓고 전날 저녁은커녕 1일도 아니고 2일 혹은 3일에 들어올 수 있다고....

너네가 2일 혹은 3일에 들어올 수 없겠냐 하는데 우리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함.

기존 세입자에게 11월 말에 나가줄 수 있는지 자기가 다시 물어보겠다 했는데

이미 늦게 짐 빼겠다고 합의된 내용이다보니 기존 세입자가 거절함.

그 문자 대화 내역을 나한테 스크린샷으로 보내주면서 도저히 조절이 안된다고.. 너네가 늦게 들어올 수 없냐고 다시 양해를 구함 ㅎㅎ

늦게 들어오는 날짜만큼 렌트비는 까주겠다며 선심 쓰듯 이야기하는데

아 예. 다른 좋은 분 구하시면 될 듯. 우리랑은 날짜가 안 맞아서 어렵겠다 하고 두 번째 집도 패스.

미리 말했으면 아예 보러도 안 갔을 집인데 이것도 좀 짜증 났음.

 

 


세 번째 집은 첫 번째 집과 아주 가까이에 있는 집이었어요. 위치는 괜찮고요.

뷰잉했던 네 집 중에는 가장 작은 넓이 (850 square feet 정도)

거실과 방에는 모두 카펫이 깔려있고요.

근데 기존 세입자가 며칠 일찍 이사를 나간다고 해서 저희의 짐도 며칠 일찍 옮겨놔도 괜찮대요.

앞서 말했듯 뷰잉한 네 집의 렌트비가 모두 같았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도 전기세를 렌트비에 포함시켜줘서

보통 월 50불대의 전기요금을 내는 저희 입장에서는

렌트비가 그만큼 할인되는 셈인 거죠.

엘베 예약 비용도 없고요.

주차장 옆자리에 요란하게도 삐까뻔쩍한 포르쉐가 있었지만.. 조심조심 주차해볼게요.

여러 가지 조건이 나쁘지 않아서 일단 지원 후보에 올려두었어요.

 

 


네 번째 집은 위치상으로는 TJ의 직장과 가장 가까운 집이었어요.

뷰잉했던 네 집 중 가장 넓은 집이었고요 (약 1000 square feet)

바닥도 집 전체가 카펫이 없는 하드우드였어요.

 

근데 집 구조가 충격적이게 엉망이었음 ㅋㅋㅋㅋ

네 집 중 가장 넓은 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공간 활용을 할 수 없는 집이었.... ㅠㅠ

 

덴 구조도 엉망진창이어서 처음 집 안을 둘러봤을 땐 덴이 없는 줄 알았어요.

근데 덴이 있다고 광고글 보고 왔는데 덴은 어디 있.... 아?? 혹시 이게 덴이야?? 이랬음 진심으로 ㅜㅜ

집은 2층에 있었는데, 집 바로 아래가 데이케어 유닛이었어요. 1층의 두 집 공간을 터서 만든 그런 데이케어.

그리고 1층 패티오를 완전히 터서 울타리를 크게 쳐놓고 어린이들 놀이기구를 촤르륵 깔아놨던데

아 이 집에 살면 어린이들 소음이 장난 아니겠구나

+ 코너 유닛인데 ㄱ자로 된 바깥 구조가 모두 큰 도로인 삼거리라 자동차 소음이 굉장하구나 ㄷㄷㄷ ;;

 

렌트 광고글만 봤을 땐 사실 네 번째 집의 조건이 가장 좋아 보였는데

직접 가서 보니 네 번째 집이 가장 별로였음.

 

근데 이 네 번째 집의 주인은 우리를 너무 좋아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뷰잉을 갔을 때 우리 말고 다른 가족 한 팀도 함께 있었는데 (부모 + 남자 청소년 2)

그 가족은 문 앞 복도에 잠시 세워두고 기다리라 한 뒤 우리에게 먼저 집을 보여주었고,

집 설명을 다 들은 뒤에는

우린 지하주차장을 보고 싶은데 너에게는 기다리는 다음 팀이 있으니

주차장 자리 번호 알려주면 우리가 알아서 내려가서 보고 가겠다고 말했지만

본인이 직접 보여주고 설명해주겠다며....

다음 가족들한테는 집에 들어가서 알아서 구경하고 있으라 하고 굳이 우리랑 같이 내려와서 주차장을 보여줬음.

쓰레기 버리는 곳도 안에 있다며 한참 헤맸는데,

잘 못 찾길래 괜찮다고 어딘가 근처에 있겠지~ 하고 우리는 떠나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는데도

굳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서 쓰레기장 위치를 묻더니 우리를 데려가서 보여줌.

여기에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서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며.... 아니 님은 좀 전까지 쓰레기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자나여....

 

 

 

네 번째 집이 별로라는 결론을 내리자마자 세 번째 집에 연락을 해서 신청서를 넣었고요.

집주인이 해외에 있는 관계로 대행업체 직원이 대신 계약을 진행해주었고,

집주인, 대행업체 직원, 그리고 저희 이렇게 화상미팅으로 만나서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어요.

 

계약 과정에서는

저희의 운전면허증 사본, 소득증명서, 현재 살고 있는 집 랜드로드의 레퍼런스를 요청받았어요.

소득증명서는 남편의 경우 bi-weekly로 받아서 최근 페이스텁 3개를 제출했고,

저의 경우 페이스텁은 따로 받지않고 direct deposit으로 월급을 받고있어서..

올해 연봉이 찍혀있는 회사 측에서 발급한 레터를 제출했어요.

집 주인 레퍼런스는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의 리징 오피스 전화번호를 주고 저희 집 주소를 알려주었는데,

아마도 전화 안 해본 거 같음 ㅋㅋ

월요일에 레퍼런스 체크를 하고 계약서를 보내줄 줄 알았는데, 주말에 보냈더라고요.

주말에는 저희 아파트 오피스가 문을 열지 않으니까.. 아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거예요 ㅎㅎ

그냥 우리가 월세 떼먹을 사람처럼은 안 보였나 보다라고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로 함 :)

 

그리고 저희는 집주인에게 운전면허증 사본과 해당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증명서류를 요구했고,

모두 잘 받아서 확인한 뒤 계약을 진행했어요.

또 대행업체 직원의 회사와 직원의 재직 여부도 확인했어요.

 

주말에 받았던 12장짜리 계약서의 내용을 모두 읽어보았고,

수정이 필요한 항목 3가지와 추가하고싶은 내용 1가지를 전달했어요.

네 가지 요청 모두 받아들여져서 최종적으로 작성된 새로운 계약서를 받았고

전자서명을 모두 마치고 제출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계약이 끝난 상태이고, 디파짓도 송금을 완료했고요.

 

이제 기존 세입자가 나간 이후 며칠간 짐을 옮기면 된다고 하네요.

 

 

쉽지 않았던 집 구하기가 끝이 났어요.

짧은 시간에 집을 구해야 해서 항상 이사 시즌에는 모든 신경이 집에 쏠리는 것 같아요 ㅠㅠ

 

이제 진짜 큰 산인.... 이사하기 퀘스트가 남아있네요 ㅎㅎ

 

이번에 이사 갈 집은 좀 오래오래 살 수 있는 그런 집이면 좋겠다 하고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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