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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algary

용건만 간단히

­­­ ­ 2020. 9. 23. 03:01



요즘도 이런 내용의 교육을 학교에서 받나요?? ㅋㅋ

전화통화 무제한 요금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에 굳이 용건만 간단히 전할 필요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통신비만 안 든다 뿐이지 시간은 여전히 드니까요.


말을 할 때 나의 용건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은 나의 시간도, 상대방의 시간도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단, 부정적인 내용을 말해야할 때라면, 용건만 간단히 하면 안되고 샌드위치를 잘 싸야하겠지만요 :)



용건만 간단히에서 조금 신경써서 말해볼 것은,

내 말의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인데요.


간단히 라고 해서 필요한 부분까지 다 잘라먹고 무조건 짧게 짧게만 전달하는 것은 아니고요.

용건을 모두 포함하되 그걸 간단히-

의 의미가 되지 싶어요.


예를 들어 뭔가 내가 잘 모르는 문제가 생겼을 때

"이거 잘 모르겠어요"

라고만 말하는 것은 좋지 않은 전달법이라고 생각해요.


친절한 사람이라면

"그래요?? 우리 같이 한번 봅시다" 라고 선뜻 도움을 먼저 줄 수 있을테지만,


사실 "이거 잘 모르겠어요" 라는 말 뒤에는

"아 예.... 힘내세요!!" 가 이어질 수도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게 뭔지 내가 잘 모르겠다 라는 그 사실 자체만을 전달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즉, 상대방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싶은 상황이라면

"이거 잘 모르겠어요. 좀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라고 도움을 구한다는 나의 진짜 용건을 담아서 말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나아가서

"이거 잘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A라는 방법을 써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여기까지 시도해봤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라든지

검색을 해봤는데 B와 C를 이용하면 된다는 걸 보고 시도를 해봤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라든지


내가 어떤 액션을 취했고 어디가 잘 해결되지 않아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상대방의 시간을 아끼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예시로는

회사에 지각을 하게 생겼는데

"버스가 안 와요.." 라고만 문자를 보내는 경우....

그래서 나보고 뭘 어쩌란건가요??

님이 타야할 버스가 안 오는 건 내 관심사가 아니에요.


"버스가 안 와서 도착이 좀 늦을 것 같아요."

님의 도착이 늦는 게 내 관심사이죠.

지각하게된 입장이니 미안하다는 사과를 덧붙이면 좀 더 낫겠고요.


내 상황이나 문제만 기술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예상된다 혹은 어떤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다음 내용이 반드시 동반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그럴수가!!!! :(

육하원칙까지 지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1. 문제의 상황과 이유에 대한 기술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시도해본 방법들 (if applicable)

2. 문제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솔루션 / 예상되는 결과


적어도 이 정도의 정보는 상대방이 알아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메세지라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타고난 내향적 소극적 소심한 성격과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질문/도움을 구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한국스타일의 주입식 + 패시브 교육을 받고 자랐다보니....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서 말을 해야하지만요.



특히나 캐나다처럼

상대방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나서서 내가 도와줄까?? 라고 묻는 것이

대단히 오만하고 무례한 오지랖 +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 + 네 할 일이나 잘해라 새꺄- 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곳이라면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말하기 방법이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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